2020년 12월 XM3 첫 수출 개시 모습 [사진: 르노코리아자동차]
2020년 12월 XM3 첫 수출 개시 모습 [사진: 르노코리아자동차]

[디지털투데이 고성현 기자] 국내 중견자동차 업체인 르노코리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차량 수출에 필요한 선박을 확보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주요 시장 수요 확대로 수출 물량은 늘어난 반면,  선박 수는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양사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수출 물량이 늘고 있지만  자동차 전용 선박 확보난은 올해 상반기까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전반기 판매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양사가 수출용 자동차 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선사들이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 것을 고려해 신규 선박 발주를 줄인 데다, 노후된 선박을 폐기시킨 영향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자동차 수출이 늘면서  이들 회사는 선박난은 물론이고 수출용 운임비도 오르는 상황에 직면했다.

르노코리아는 당초 미국 시장을 겨냥한 차량을 일본 선사를 통해 수출했으나, 지난 2021년부터 유럽용 XM3 물량이 늘어나면서 선박 확보가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역시 수출 물량을 실을 전용선을 계약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쌍용차는 지난해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가 흥행하면서 해외 수출 확대를 계획해왔다. 하지만 기존에 계약해 온 선사가 노후 선박을 폐기하고, 신규 선박 발주가 늦어지면서 필요한 수출용 선박을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자동차용 수출 선박 대신 부산 신항까지 차량을 옮겨 컨테이너선에 실어 나르는 등을 통해 수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GM 한국사업장(한국GM)은 상황이 다르다. 현대차그룹은 물류 전문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 선박을 활용해 수출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 한국GM 역시 대규모 선박을 활용하고 있는 중국 법인 선사를 활용하고 있어 선박난 영향권 밖에 있다.

아무래도 르노코리아와 쌍용차가 중견 회사들이다 보니 선박난을 이슈화하는 것도 쉽자 않은 모양새다.

양사는 지난 1월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부처에 자동차용 전용 선박 확보와 선박 항만시설 사용비 감면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해수부가 해운사, 산자부 관계자 등과 함께 대책을 논의했지만, 민간 선사들이 운용할 수 있는 선박이 없는 데다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안도 없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사의 수출 전략에도 차질이 생기며 상반기 판매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발표한 2월 판매 실적이 수출 4932대를 기록하는 등 전년 동월 대비 36.7% 감소했다. 쌍용차 역시 유럽, 중동 외 칠레 등 남미 권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기대 대비 물량을 확대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부산 신항으로의 차량 이송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 데 따른 손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실제 발주한 선박이 나올 때까지는 선박난 해결은 어려워 보이며,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 전까지는 마땅한 대책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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