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지난해 CES의 백미는 자동차를 포함한 모빌리티 분야였다. 현대차와 우버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도요타는 스마트 시티를 넘어선 수소 기반 미래 도시 '우븐시티'(Woven City)를 소개하며 완성차 업체의 미래를 전 세계에 알렸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영화 '아바타'를 모티브로 인간, 기술, 자연의 새로운 상호작용을 지향하는 컨셉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LG전자는 자율주행 셔틀을, 소니는 전기 자율주행차 비전-S(Vision-S)를 선보이며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전자업계의 관심을 공개적으로 과시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CES의 모빌리티 분야 상황은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올디지털'(All-Digital)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2020년 전체 전시 업체 수였던 4419개의 절반도 안되는 1964개 수준으로 규모가 줄었다.

완성차 업체들의 참여도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CES2021 전시업체 디렉토리(Exhibitor Directory)에서 'vehicle technology'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375개 업체가 목록에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60여개 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셈이어서 비록 온라인이지만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듯 하다. 

이노베이션 어워드 수상 업체, 참여 기업 목록, 각종 발표 내용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올해 CES 모빌리티 분야 관전 포인트를 5가지로 요약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선점 각축전

첫번째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전기차 시장 선점에 대한 예고다.

CES2021 모빌리티 분야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은 당연히 GM이다. 이미 GM은 2025년까지 전기차와 완전 자율주행차 개발에 270억달러를 투자하고 미국에서 판매되는 GM 자동차 전체의 40%를 전기차로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메리 바라(Mary Barra) GM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GM이 꿈꾸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과 전기차 업체로의 전환에 대한 GM의 비전을 공개한다. 이와 함께 전기차가 환경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점에 대해 연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설을 통해 GM이 어떤 새로운 내용을 발표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2년 말 선보일 예정인 캐딜락 리릭(Cadillac Lyriq)을 이번 CES에서 선보일 예정이며 쉐보레와 유사한 새 플러그인 트럭도 발표할 예정이다. 

GM은 혼다, 크루즈와 함께 야심차게 개발한 자율주행차 오리진(Origin)을 노조 파업으로 완성하지 못해 출품을 포기하기도 했다.

올해는 메리 바라 뿐만 아니라 GM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스포트라이트 세션에서 발표할 예정인데 완성차 업체 다수가 불참한 틈을 타 GM에게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도 예상된다.

이밖에도 아우디는 고성능 전기차인 아우디 e-트론 GT를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소개할 것으로 전해진다.

◆자동차용 대형 디스플레이 경쟁 본격화

두번째는 자동차용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한 이용자 경험 다양화다.

삼성전자와 자회사 하만인터내셔널이 공개한 '디지털 콕핏 2021'은 자동차를 제3의 생활 공간으로 전환시킬 것임을 예고했다.

디지털 콕핏은 운전석과 조수석 전방 영역의 차량 편의 기능 제어 장치를 디지털 전자 기기로 구성한 전장 부품을 말한다. 전방 49인치, 뒷자석에는 55인치 QLED 대형 디스플레이를 설치하고 JBL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라이브 콘서트 고화질 영화, 게임 등을 즐길 수 있고 화상회의도 가능하다. 스튜디오 모드가 있어 탑승자를 촬영해 영상 편집이 차내에서도 가능하다. 삼성 헬스솔루션도 탑재해 이용자의 건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피로도 등을 측정해 실내 환기, 졸음 방지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벤츠는 대형 전기차 세단 2022년형 EQS에 탑재할 예정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Mercedes Benz User Experience) 하이퍼스크린(Hyperscreen)'을 선보인다. 단일 하우징에 여러 개의 디스플레이로 구성했으며 전체 56인치 크기로 대시보드 전체에 걸쳐 장착된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MBUX 하이퍼스크린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공식 홈페이지]

차량 내부 대시보드 전면에 장착되는 곡면 디스플레이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선곡,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기능 등을 운전자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24GB 용량 램으로 백업되는 CPU 코어 8개가 사용됐으며 액추에이터 12개가 디스플레이에 하단에 장착돼 모든 터치 스크린에 햅틱 피드백(반응형 진동 기능)을 제공한다.

제로 레이어 기능을 통해 운전자에게 필요한 기능을 항상 운전자 시야 내에 있도록 재배치해 조작 접근성을 높이고 음성 명령의 필요성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 프로필을 최대 7개까지 설정할 수 있어 가족이나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설정과 전환을 할 수 있다.

BMW는 구체적 내용까진 공개하지 않았지만 차세대 운전자 경험을 제공하는 '지능형 센싱의 융합(Intelligent Fusion of Sensing)'을 소개할 예정이다. GM이 공개하는 캐딜락 리빅 역시 33인치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다.

사이버펑크 2077(Cyberpunk 2077), 포르자 모터스포츠6(Forza Motorsport 6) 인터페이스 디자인으로 유명한 테리토리 스튜디오(Territory Studio)가 참여해 새로운 이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자율주행 향한 변함없는 관심 이어져

자율주행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이 세번째 관전 포인트다.

이노베이션 어워드 리스트를 살펴보면 많은 자율주행 관련 제품들이 포함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웨이모가 올해 5월 선보일 5세대 하드웨어인 웨이모 드라이버가 대표적이다. 5세대 하드웨어는 이전 세대보다 비용은 절반 수준이지만 설계와 제조 공정을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코디악 로보틱스(Kodiak Robotics)가 개발한 자율주행 트럭, 드라이브유닷오토(DriveU.auto)의 자율주행 원격조작 기술도 포함돼 있다. 

콘티넨탈의 4D 이미징 레이더 ARS(Advanced Radar Sensor) 540은 자율주행 레벨2에서 레벨5까지 지원한다. 장거리 레이더 센서인 ARS 540은 불리한 기후 조건과 고속 주행에서도 최대 300미터 전방 물체의 방향, 고도, 속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스라엘 업체 바야(Vayyar)도 송수신기 48개를 지원해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는 4D 이미징 레이더를 전시한다. 60GHz 및 79GHz 단일 칩 레이더 모듈은 넓은 영역을 포괄하며 차량 센서 수를 줄이고 가격을 저렴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에킨(Ekin)은 인프라 투자 없이 도시에서 필요한 교통 흐름과 통제, 교통 흐름 유도, 속도 제한 설정, 운전자 경보 등을 생성해 도심의 안전을 유도하는 자율주행형 로봇(A-Patrol)을 소개한다. 

IBM은 비영리 단체인 프로메어(ProMare)와 협력해 해양 환경 데이터 수집을 위한 마스(MAS, Mayflower Autonomous Ship)를 선보인다. IBM은 인공지능, 클라우드, 에지 컴퓨팅 기술을 협력했으며 자율운행 핵심 기술인 AI 캡틴(AI Captain)을 선보인다. 

◆청소·살균부터 농업용 로봇까지...다양한 자율주행 로봇 등장

네번째는 다양한 자율주행 로봇의 등장이다. 미국 애리조나 주에 소재한 솔라브리즈(Solar Breeze)의 아리엘(Ariel)은 수영장 표면과 바닥에 흙, 나뭇잎, 꽃가루, 먼지, 머리카락 등을 청소하는 로봇이다. 내장된 메쉬필터는 200미크론(µm) 크기 입자까지 흡수할 수 있으며 솔라패널로 배터리를 충전해 사용하는 식이다.

LG전자는 클로이(CLOi) 자율주행 살균로봇을 선보였다. 자외선(UV-C) 램프를 이용해 세균, 바이러스 등을 제거한다.

크기는 160cm로 몸체 좌우 측면에는 UV-C 램프가 설치돼 호텔, 병원, 학교, 사회복지시설 등 등 독립 공간이 많은 공간에서 방역 작업이 가능하다. UV-C 램프는 1m 이내 거리에 있는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을 99.9% 살균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에 많은 관심을 받았던 미국계 중장비·농기계 제조사 존디어(John Deere)는 올해 액티브비전(Active Vision) 카메라 기술이 장착된 X9 1100 콤바인을 출품해 로봇공학 부문에서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기기는 곡물 탱크 내부 곡물 상태를 모니터링해 정보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컴퓨터 비전, 현장 기계 간 통신, 통합 센서 및 자율주행 기능을 통해 이전 모델보다 시간당 최대 70% 더 많은 밀을 수확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의 약진...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은 참가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한국 기업들의 약진이다.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은 기업(340개)이 참가한다.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와 함께 만도, LG, GS칼텍스 등이 눈에 띤다. 

만도는 자유 장착형 첨단 운전 시스템(Steer by Wire)을 출품해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기술은 자동차 차대(섀시)와 스티어링 휠을 분리할 수 있어 차량 용도에 따라 운전대의 자유로운 배치가 가능하게 한다. 스티어링 휠을 서랍처럼 넣었다 꺼낼 수 있는 '오토 스토우'(Auto Stow) 설계가 가능해 업무, 게임, 영화, 취침 등에 맞춰 다양하게 활용을 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드론 배송과 미래형 주유소를 전시한다. 드론 물류 실증 사업, 도서지역 드론 물류 사업 모델 등 드론 배송과 함께 주유소가 전기·수소차 충전, 카셰어링(차량 공유), 마이크로 모빌리티, 드론 배송 등 다양한 모빌리티와 물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을 소개한다. 향후 드론 격납·충전·정비, 드론 택시 거점 등으로 활용될 수 있는 미래 주유소 모습을 전시한다. 

이외에도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기술을 선보이는 모라이, 자율주행 정밀측위 솔루션 기업 모빌테크, 자율주행차량용 라이다 기업 에스오에스랩(SOS LAB), CES 2020에서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한 자율주행차 레이더 기술 기업 비트센싱 등도 전시에 참가한다. 

최근 LG전자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발표한 마그나도 전동화, 자율주행, 편의성 관련 전시와 함께 오는 12일 화요일 오전 2시~2시 30분 ‘Magna: Powering Sustainable Mobility’란 주제로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13일 오전 3시~3시 30분에는 'Magna Live: Vehicle Electrification & LG Explained'란 주제로 스포트라이트 세션도 예정돼 있어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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