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9일 LG 벨벳 출시(15일)에 맞춰 디자인과 후면 컬러 공법에 대한 온라인 테크 세미나를 실시했다. 왼쪽상단부터 LG 벨벳 디자인에 참여한 최보라 책임연구원, 유승훈 책임연구원, 도기훈 책임연구원, 김영호 전문위원, 김문영 책임연구원이 LG 벨벳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19일 LG 벨벳 출시(15일)에 맞춰 디자인과 후면 컬러 공법에 대한 온라인 테크 세미나를 실시했다. 왼쪽상단부터 LG 벨벳 디자인에 참여한 최보라 책임연구원, 유승훈 책임연구원, 도기훈 책임연구원, 김영호 전문위원, 김문영 책임연구원이 LG 벨벳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전자가 지난 15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 벨벳폰의 오묘한 색상에 대한 비밀이 풀렸다. LG전자는 19일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 디자인연구소와 생산기술원 제품품격연구소 직원들이 LG 벨벳의 디자인과 후면 컬러 공법에 대해 설명하는 온라인 테크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디자인연구소 소속 김영호 전문위원, 유승훈·최보라 책임연구원과 생산기술원 제품품격연구소 소속 도기훈·김문영 책임연구원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호 전문위원은 “LG 벨벳이 같은 색상의 제품도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의 양에 따라, 조명의 종류에 따라 다른 색상처럼 보일 수 있도록 만든 것은 광학패턴과 나노적층 기술”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스마트폰의 매력적 첫 인상을 주는 요소로서 디자인의 기본은 세련된 비례와 매끄럽게 쥐어지는 손맛, 개성있는 색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광학패턴과 나노적층기술은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서도 사용하는 일반적인 기술이다. 하지만 LG전자는 독자적인 기술을 통해 차별화했다고 강조했다. 김문영 책임연구원은 “생산기술원에 광학패턴과 관련된 독자적 렌즈기술이 있고 나노적층 기술도 굴절률을 조정해 고객들이 보는 이미지가 달라지도록 했다”고 전했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후면에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일정한 모양의 광학 패턴이 그려져 있다. 이 패턴들은 스마트폰의 색상을 또렷하게 하거나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특히 LG 벨벳 후면에는 1마이크로미터(㎛)보다 촘촘한 간격으로 광학 패턴이 들어가 있어 색감을 더 깊이 있고,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생산기술원은 LG 벨벳의 4가지 색상의 독특한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각 색상마다 맞춤형 패턴도 적용했다. 이 공정은 정밀하게 패턴을 새겨야 하기 때문에 과정이 까다롭다. 가공시간도 이전 제품 대비 10배 이상 소요된다. 다만 까다로운 디자인 공정이 원가상승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후면 디자인 생산시) 원판을 제작한 뒤 이를 본떠 사용하는데 원판의 완성도가 높으면 생산성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며 “원가상승은 판가에 영향을 줄 만큼 큰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LG 벨벳 후면 컬러 공법 (이미지=LG전자)
LG 벨벳 후면 컬러 공법 (이미지=LG전자)

LG 벨벳 네 가지 색상 모델 중 ‘일루전 선셋’ 색상의 경우 더 오묘한 느낌을 주기 위해 LG전자는 나노적층 기술을 적용하기도 했다. 나노적층 기술로 만들어진 특수필름은 서로 다른 굴절률을 가진 나노 물질 수백 층을 쌓아 올려 만든다. 일루전 선셋의 경우 노을처럼 붉은 색과 골드 색상이 어우러져있어 하나의 색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나노 적층 기술로 만든 특수 필름을 통해 나노 물질들이 서로 다른 각도로 빛을 반사해 다채로운 색상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김 책임연구원은 “실질적으로 전작보다 준비기간이 길었고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패턴을 연구하고 설계했다. 광학패턴은 경쟁사들도 사용하는 기술이지만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나노 적층 기술은 해당 물질을 어떻게 적층하고 굴절률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사람이 보는 이미지가 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LG 벨벳은 전면 디스플레이 좌우 끝을 완만하게 구부린 ‘3D 아크 디자인’을 LG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적용했다. 후면 커버도 동일한 각도로 구부렸는데 하단에서 보면 가로로 긴 타원형 모양이다.

LG전자는 이 제품에 네 가지 곡률(휜 정도)을 적용했다. 제품의 양끝에서부터 6.5R, 10R, 15R, 18R 순서다. 곡률이 스마트폰 중심부와 가까워질수록 점차 완만해져 손에 쥐는 느낌(그립감)을 높였다. 좌우 끝을 완만하게 구부린 것은 삼성전자의 엣지 디스플레이와 유사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때부터 엣지 모델을 출시했고, 갤럭시노트7부터 플랫 모델을 없애고 엣지 디스플레이로 단일화 했다.

이에 대해 유 책임연구원은 “엣지 디스플레이의 미학적 가치는 최대한 살리면서도 엣지 디스플레이 적용으로 나타나는 오작동, 화면왜곡 등의 부작용은 곡률을 다르게 적용해 해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LG 벨벳은 스마트폰 트렌드인 인덕션 디자인 대신 물방울 카메라로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뒀다. 김 전문위원은 “고화소 멀티 카메라와 인덕션 디자인이 유행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카툭튀 없는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며 “카메라 부품의 크기가 큰 메인 카메라는 디자인적으로 강조해 DSLR 같은 이미지를 주고 싶었고 서브 카메라는 크기가 작아서 튀어나오지 않도록 글라스 아래에 배치해 자연스럽게 물방울이 떨어지는 이미지의 카메라 디자인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후면 카메라 렌즈 배열이 카메라 기능에 직접 영향주는 요인은 아니다. 오히려 스마트폰 디자인과 무게, 탑재기술, UX 요소 등의 균형이 더 중요하다”며 “한정된 공간에서 고객이 체험할 가치를 담아야하기 때문에 벨벳은 정제된 외관 디자인이 그 구심점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5G 지원 모델인 LG전자 벨벳의 출고가는 89만9800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5G 칩셋을 사용했지만 최고 성능 AP가 아닌데다가 광학식손떨림방지(OIS), 음질을 높이는 하이파이 쿼드덱(Hi-Fi Quad DAC) 기능이 없어졌기 때문에 출고가가 비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책임연구원은 “(OIS와 쿼드덱이 빠져 아쉽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도 유튜브 등을 통해 봐서 잘 알고 있다”며 “제품의 전체적 균형을 고려해 디자인하고 상품기획과 함께 논의해 성능과 스펙을 결정했다. 이 제품은 디자인에 포커스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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