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유통점에 방문했다 (사진=방통위)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유통점에 방문했다 (사진=방통위)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기대를 모았던 5월 스마트폰 대전은 펼쳐지지 않았다. 아이폰SE 2세대(LTE), 갤럭시A51 5G, LG벨벳(5G) 등 중저가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됐지만 이동통신 시장은 여전히 조용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스마트폰 유통매장을 찾는 고객이 급감했는데, 최근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이동통신3사에 대한 제재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지난해 이뤄졌던 5G 단말기 불법 지원금 제공 혐의로 이통3사에 수백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이르면 이달 부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가뜩이나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제재까지 내리기는 규제기관 입장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9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 벨벳이 출시된 지난 15일과 16일 국내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각각 1만6898건과 1만7032건이었다. 17일인 일요일은 전산이 휴무로 번호이동이 집계되지 않는다. 방통위는 하루 번호이동이 2만4000건을 넘을 경우 시장 과열로 보고 있다. 주말 번호이동 건수로 보면 LG 벨벳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전혀 뜨겁지 않았던 셈이다.

각각 6일과 7일에 출시된 애플 아이폰SE와 삼성 갤럭시A51 5G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6일 번호이동 건수는 1만9992건, 7일 번호이동선수는 2만1558건이다. 모두 2만4000건을 돌파하지 못했다.

지난달 30일부터 황금연휴가 시작됐는데, 이때부터 현재까지 번호이동 건수를 살펴보면 사실상 2만4000건을 넘은 경우가 없다. 지난 4일과 11일 각각 2만8245건, 2만6905건을 기록했지만 전날(3일, 10일)이 일요일이기 때문에 전산이 휴무 상태였다. 즉, 일요일날 스마트폰을 대리점이나 유통점에서 판매는 하지만 전산이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다음 날인 월요일에 합쳐서 집계한다.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10 출시됐을 때는 하루 번호 이동 건수가 2만9000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LG 벨벳 라인업 색상4종 (사진=LG전자)
LG 벨벳 라인업 색상4종 (사진=LG전자)

이통사별로는 지난 4월 30일부터 현재까지 SK텔레콤이 1059건, KT는 603건의 순증이 이뤄졌다. LG유플러스는 153건을 뺏겼고, 알뜰폰(MVNO)도 150건 순감했다. 지난 4월 한달 간은 SK텔레콤이 2147건이 순감했고, KT는 2389건 순증, LG유플러스는 514건 순감, 알뜰폰은 272건 순증했다.

아이폰SE와 갤럭시A51 5G, LG벨벳 등 기대작들의 잇따른 출시에도 이처럼 이동통신 시장은 조용한 것은 역시 코로나19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리점이나 유통점을 찾는 고객들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며 “특히 황금연휴 기간에도 큰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아이폰SE의 경우 애플 선호자들 때문에 그나마 선방했지만 LG벨벳은 시장 반응이 미비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장의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오는 22일 출시되는 스마트폰 갤럭시A퀀텀 역시 고전을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60만원대인 갤럭시A퀀텀의 경우 아이폰SE나 갤럭시A51이 50만원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며 “양자암호 스마트폰이긴 하지만 이에 대한 관심이 높은 소비자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시장에서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런 불경기 속에 방통위도 이통3사에 대한 제재를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이르면 이달 말 지난해 상반기 벌어졌던 5G 스마트폰 대란에 대한 제재 조치를 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통사의 차등 및 과다 리베이트로 인한 불법 보조금 대란을 방지하지 위해서라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말기 유통 구조 개선법을 만든 이유가 누구는 비싸게 사고, 누구는 저렴하게 사는 이용자 차별을 막기 위해서 제정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방통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스마트폰 유통 매장에 손님들이 발걸음이 끊기는 등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철저하게 관리·감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번호이동수치 (자료=KTOA, 이동통신업계)
번호이동수치 (자료=KTOA, 이동통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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