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9 [사진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사진 :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예년에 비해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삼성전자·애플 등 주요 제조사들과 이동통신사들이 중저가 LTE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LTE 수요가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5G 품질과 비싼 요금제가 LTE 스마트폰으로 회귀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18년 하반기 출시된 갤럭시노트9을 재출시했다. 128GB 모델의 경우 당시 출고가는 109만4500원이었지만 현재 출고가는 2년 전보다 약 30만원 낮아진 79만9700원이다. 갤럭시노트9은 이통3사 가운데 SK텔레콤에서만 지난 19일 재출시됐다. 물량은 1만대~2만대 정도다. KT나 LG유플러스는 갤럭시노트9 재고가 남아있어 재출시하지 않았다. 대신 SK텔레콤 보다 한발 앞서 지난 15일 갤럭시노트9의 출고가를 79만9700원으로 인하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가 갤럭시노트9의 출고가를 낮추며 재고 떨이에 나서자 SK텔레콤도 LTE 가입자를 지키기 위해 가격을 낮춰 재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LG벨벳을 의식해 갤럭시노트9의 출고가를 내렸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달 7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30만원대 중저가폰 갤럭시A31도 LTE폰 지원 모델이다. 갤럭시A51, 갤럭시A퀀텀과 다르게 올해 출시된 갤럭시A 시리즈 중 유일한 LTE폰이다. 자급제 모델로도 출시됐고, 접사까지 지원하는 쿼드 카메라, 5000mAh 대용량 배터리, 37만 40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사전예약부터 일부 유통망에서 매진되기도 했다. 

LG전자는 5G 전략 스마트폰 LG벨벳에 이어 오는 29일 LTE 중저가폰인 Q61을 출시한다. Q61은 80만원 대인 LG벨벳이 상대적으로 비싼 출고가로 시장에서 부진한 가운데, LG전자가 갤럭시A31에 대응하기 위해 출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Q61의 출고가는 36만9600원으로 갤럭시A31보다 조금 더 저렴하다.

샤오미도 20만원대 스마트폰 홍미노트9S를 오는 29일 국내 출시한다. 홍미노트9S는 홍미노트8의 후속 모델로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장점이다. 국내에서는 이통3사 판매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인터넷 유통망이나 자급제 모델로 출시될 전망이다.  

아이폰SE 2세대 [사진 : 애플]
아이폰SE 2세대 [사진 : 애플]

현재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2 2세대도 LTE 지원 모델이다. 가격은 이통사향 모델 기준 64GB 모델의 경우 53만9000원이기 때문에 애플 스마트폰을 고려하면 매우 저렴한 편이다.

이처럼 5G 시대에 LTE 스마트폰 출시가 줄을 잇는 것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5G 품질 탓이 크다. 5G의 경우 커버리지 등 통화 품질을 겪고 있고, 건물 내에선 터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상당수 가입자가 5G 스마트폰을 사놓고 LTE 우선 모드로 전환해 사용한다. 5G 상용화 초기이기 때문에 5G 속도도 LTE에 비해 크게 빠르지 않다.

비싼 요금제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G의 경우 최저가 요금제가 5만5000원이다. 이통사는 여러 이유를 핑계로 5G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 공짜폰이 아닌 이상에야 굳이 5G 스마트폰을 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통사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5G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불법 보조금을 싣는 경향이 예전보다 줄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저렴한 LTE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전히 LTE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실제 마니아 층이 있다고는 하나 아직 5G폰을 출시하지 않은 애플의 스마트폰이 잘 팔리고 있고, 중저가폰은 아니지만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갤럭시Z플립 역시 LTE 지원모델이다. 

한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5G 스마트폰의 경우 아직 스마트폰 성수기가 아닌데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편”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렴한 LTE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저렴한 LTE 스마트폰이 선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워낙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가 높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