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PC 보드게임 매출 추이(이미지=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NHN PC 보드게임 매출 추이(이미지=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고스톱, 포커 등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관련 업체들이 한시름을 놓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마냥 기뻐만 하는 모습이 아니다.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지난 7일부터 웹보드 게임의 1일 손실한도가 폐지됐다. 웹보드 게임이란 카드게임이나 화투놀이 등을 모사한 게임들을 일컫는다.

정부는 2014년 웹보드 게임에 관한 규제를 마련 ▲회당 배팅한도 3만원 ▲일 손실한도 10만원 ▲월 결제한도 30만원 등을 시행했다.

당시 규제로 인해 관련 업체들의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NHN의 웹보드 게임 매출은 2014년도 1분기 전분기 대비 22% 감소한데 이어 2분기에도 45%가 줄며 2개 분기만에 무려 57%나 급감했다.

2년 후인 2016년 3월 일부 규제 완화가 이뤄졌다. 회당 배팅한도를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하고, 월 결제한도를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렸다. 그 결과 웹보드 게임 매출은 다시 증가했다. NHN의 웹보드 게임 매출은 2016년 1분기 전 분기 대비 6%, 2분기엔 20% 등 2개 분기에 걸쳐 27% 증가했다.

이어 올해 일 손실한도 10만원이 폐지됐다. 하루에 게임에서 잃은 돈이 10만원 이상일 경우, 아예 게임 이용이 제한됐던 점이 풀린 것이다. 

이번 규제 완화로 네오위즈와 NHN 등 관련 업체들은 2분기부터 본격적인 매출 증대 효과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게임 포트폴리오 또한 확대될 수 있다. 개정안을 통해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 쉽게 말해 그간 사실상 금지됐던 '스포츠토토'도 웹보드 게임과 동일한 규제 하에 들어왔다.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스포츠 베팅 게임에 대한 허가를 내주지 않았으나 관련 업체의 잇단 소송 이후 2013년 첫 등급 분류를 내준 바 있다. 규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관련 게임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NHN의 경우 자회사 NHN 빅풋을 통해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 기획 직군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이 게임제공업소와 웹보드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하고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도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산업 진흥과 올바른 게임문화 확립이라는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 갈무리. 웹보드게임의 1일 손실한도 관련 부분이 삭제됐다.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 갈무리. 웹보드게임의 1일 손실한도 관련 부분이 삭제됐다.

하지만 게임 업계 일각에서는 규제 완화에 따른 웹보드 게임 활성화를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시 '사행성'이라는 오명이 씌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웹보드 게임은 게임 시스템 내에서의 환전성, 즉 딴 돈을 현금화하지 않으므로 18세 이상의 정상적인 '게임물'로 인정되지만, 게임의 내용이 우연성과 배팅에 기반으로 하고 있어 현실에서의 도박과 같이 사행성 비판을 받아왔다. 게임이지만 이용금액, 이용시간, 인증, 선택 제한 등의 조치를 통해 사실상 사행산업과 같은 규제를 받고 있는 이유이다. 특히 지난 2000년대 초 불거졌던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아케이드 게임과 함께 사행성 꼬리표가 줄곧 따라붙었다.

이에 웹보드 게임과 선긋기를 하는 분위기도 다소 감지된다.

한국게임학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웹보드 게임에서 섣불리 규제를 완화해 사회적 논란이 벌어지고, 이 논란이 확률형 아이템으로 옮겨지면 어느 순간 게임 산업 전체에 불이 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인가 도박인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폭발력 강한 이슈"라며 "지금 게임법 전면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인데 고스톱, 포커 게임이 문제가 된다면 게임 범주에서 제외하고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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