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금융위원회가 첫 자체사업으로 금융 공공데이터를 개방한 가운데, 아직 초반이지만 유관업체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성과가 속속 감지되고 있다.

21일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1일 금융부문 공공데이터 제공사이트인 '공공데이터포털'을 오픈한 후 현재까지 이용 등록신청을 한 개인과 업체는 총 104곳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4만4000건의 정보를 조회했다. 공공데이터포털이란 금융 공공기관 9곳이 갖고 있는 공공데이터를 통합 제공하는 사이트다. 수요업체에 한해 데이터가 무료 제공된다.

금융위가 당초 목표한 데이터 조회 업체들은 주로 핀테크업체와 빅데이터 분석회사 등이다. 이들 업체 외에 나이스신용정보 등 민간 CB(신용평가)사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등도 포털에 데이터를 신청·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시장 수요 맞춤형 데이터를 내놓은 것도 아닌데 3주 만에 유관업체 104곳에서 정보 요청을 해온 점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이번 금융 공공데이터 개방 사업은 금융위가 자체 예산을 들인 첫 사업이란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금융위는 포털의 시스템 구축과 안정화 업무를 수행할 벤처형 조직으로 '금융공공데이터담당관(4급)'을 신설했다.

금융공공데이터담당관은 지난해 행정안전부로부터 금융표준종합정보DB 구축사업 예산으로 31억원을 지원받아 인프라를 마련했다. 올해 들어선 금융위 예산인 2조9731억원 중 29억원의 자체 예산이 확보돼 원활한 유지보수를 위한 백업체계 구축에 힘쓸 방침이다.

현재까지 포털에 공공데이터를 개방한 공공기관은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예탁결제원, 캠코, 주택금융공사 등 8곳이다. 여기에 서민금융진흥원도 올해 말까지 참여기관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공공데이터포털 홈페이지 화면.
공공데이터포털 홈페이지 화면.

공공데이터는 이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개방되며 작업은 29일께 완료된다. 베일을 벗게 될 공공데이터는 통합기업·통합금융회사·통합공시·통합자본시장·통합국가자산공매 등 5개 핵심분야 테마 정보와 서비스 50개, 항목 5500개, 총 데이터 4400만건이다. 특히 통합기업 정보를 구성하는 데이터들 가운데 금융공공기관이 가진 비외감법인 정보 58만건은 처음으로 무료 공개되는 데이터다.

인프라와 자금의 한계로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핀테크업계에 포털 개방은 고무적인 일이다. 데이터의 다양한 활용으로 금융혁신 기회를 늘리고 창업 여건을 개선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핀테크업체들도 포털 활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털 구축 당시 금융위의 수요조사에 주요 핀테크업체 40여곳이 참여 의사를 회신했다.

한 핀테크업체 대표는 "데이터 결합과 활용에 대한 방향성은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가공되기 전의 데이터'는 혁신서비스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며 "포털이 시범 운영을 하는 시기라 합류하진 않았지만 안정화에 접어들면 데이터 활용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포털 운영을 통해 국내 금융부문 공공데이터 활용률을 크게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지난달 기준 국내 개방 전체 공공데이터 3만3997건 중 금융공공데이터는 불과 213건(0.6%)이다. 금융위 공공데이터담당관의 한 관계자는 "해외 선진국의 금융공공데이터 활용률은 30~40%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1%도 안될 정도로 데이터 공유와 개방에 보수적"이라며 "올해 데이터 제공 공공기관 확대와 시스템 안정화 등에 힘써 민간기업과 핀테크업체들의 데이터 활용률을 높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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