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이 3년 전부터 2G 서비스 종료를 추진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2G 서비스 종료 신청서를 제출하고 현재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3년 전인 2017년 9월 당시 정부는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SK텔레콤 등 이통3사를 대상으로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 ▲노인을 포함한 취약계층 요금(기본료) 감면 ▲보편 요금제 등을 추진했다. SK텔레콤은 이때 선택약정할인 25%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2G 종료와 함께 주파수 재할당 대가 인하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부당결부금지의 원칙에 따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2017년부터 2G 서비스 종료를 추진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2G 서비스 종료에 대한 의지가 예전부터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2G 주파수인 800㎒의 사용기간은 2021년 6월까지다. 이를 조기 종료하기 위해서는 타당한 이유를 SK텔레콤이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대부분 장비가 노후화됐고 부품은 소진을 앞두고 있다며 조기 종료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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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과기정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G 기지국 및 중계기 고장 건수는 2017년 1만8538건에서 2018년 2만3141건, 2019년 상반기에는 1만5582건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이 2017년부터 2G 조기 종료 의사를 전달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장비 노후화 문제는 본질적인 이유가 아닌 것이다.

실제 LG유플러스의 경우 SK텔레콤과 달리 아직 2G 종료 계획이 없다. 다만 LG유플러스는 3G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LTE 백업망으로 2G망을 쓰고 있다. 2G 장비 역시 SK텔레콤에 비해 비교적 최신이다.

SK텔레콤이 2G 종료를 원하는 진짜 이유는 영업손실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2G 운영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연 1000억원 수준이다. 이 금액에는 망 유지보수비, 2G 시스템 운영 비용, 인건비, 장비 수급 및 교체 비용 등이 포함된다. 이에 SK텔레콤이 정부의 승인을 받아 2G 서비스를 조기 종료할 경우 1000억원 이상의 이익이 생길 전망이다. (관련기사/SK텔레콤, 2G 조기 종료 다시 신청... "유지시 연 1000억 손실")
 
2G 서비스 종료 승인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과기정통부는 현재 현장점검 및 자문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의견을 듣고 있다. 다만 2G 서비스 종료 시점이나 심사기한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 핵심 관계자는 “2G 종료 심사를 할 때 KT 사례가 유일하기 때문에 중요한 선례가 된다”며 “이에 따라 종료 심사 시 2G 잔존 가입자수를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KT가 2G 서비스를 종료할 때 가입자 수는 15만명으로 전체 가입자 수 대비 1% 수준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SK텔레콤이 2G를 종료하기 위해서는 전체 가입자의 약 1%인 27만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 현재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SK텔레콤의 2G 이용자는 43만159명이다. 과기정통부의 최신 통계는 지난해 1월이다.
 
제4이동통신 등 서비스 허가 신청의 경우 제4이통 등 주파수 할당이 필요한 경우는 90일(3달) 이내, 주파수 할당이 필요 없는 경우는 60일(두 달)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서비스 종료 사안의 경우 전기통신사업법에 기간이 설정돼 있지는 않지만 약관이나 이용자 보호 대책 등을 검토해야 하고,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듣고 참고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두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의 경우 작년 11월 2G 종료를 신청하고 그해 12월에 반려당했다가, 올해 1월 다시 신청했기 때문에 이르면 이번 달이나 다음 달에 심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2G 서비스 조기 종료에 대한 준비 및 대비는 원래 하고 있었던 것이나, 종료 계획 등을 정부 측과 협의한 바 전혀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 2G 이용자 전환 시 지원 대책 (이미지=SK텔레콤, 편집=백연식 기자)
SK텔레콤 2G 이용자 전환 시 지원 대책 (이미지=SK텔레콤, 편집=백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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