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일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2020년 SK ICT 패밀리 신년회’에서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일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2020년 SK ICT 패밀리 신년회’에서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조기 종료를 승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르면 5월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나 가입자 소송 등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과기정통부에 2G 서비스 조기 종료를 재신청했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에 자료 보완을 요청한 상태로 심사 및 결정은 미뤄지고 있지만 현장 실사 등은 마무리된 상태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의 2G 가입자가 1% 대(30만명 대)로 줄어들면 승인을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2월 말 기준 SK텔레콤 2G 가입자는 약 41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1.3% 수준이다. 요건은 충족한 셈이다. 이에 과기정통부가 예정대로 이달 검토를 시작하면, 오는 5월 조기 종료 승인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이달 말 현장 실사 결과와 SK텔레콤의 이용자 보호대책 등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2G 조기 종료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초 2G 종료 조기 신청을 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같은해 12월 제기한 SK텔레콤의 약관법 위반을 이유로 반려된바 있다. 이후 지난 1월 13일 SK텔레콤은 2G 조기 종료를 다시 신청했다. 당시 공정위는 SK텔레콤이 지난해 2월 변경한 ‘이동전화 이용약관’이 약관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개정된 약관이 무효라고 최종 판단했다. SK텔레콤이 위법 논란에도 무리하게 약관을 변경한 것은 2G 이용자를 줄여야 조기 종료 승인에 많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SK텔레콤은 2G 장기 일시정지 회선에 대한 직권해지를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 2G 가입자가 계속 줄어드는 이유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2G 잔존 가입자 수도 고려하지만, 이용자 보호대책 역시 중요하게 판단한다”며 “SK텔레콤의 경우 이용자 보호대책 등 관련 서류가 미비해 정부가 계속 자료 보완을 요청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심사가 늦어지고 있다. 하지만 심사를 계속 미룰 수 없기 때문에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제4이동통신 등 서비스 허가 신청의 경우 제4이통 등 주파수 할당이 필요한 경우는 90일(3달) 이내, 주파수 할당이 필요 없는 경우는 60일(두 달)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2G 서비스 종료의 경우 전기통신사업법 제19조에 따라, 서비스폐지 예정일로부터 두 달(60일) 전 해당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리고 과기정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반려 이후 지난 1월 SK텔레콤의 재신청이 들어갔기 때문에 조만간 결론을 내야 하는 것은 맞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SK텔레콤의 2G 가입자는 41만9714명이다. 같은기준 SK텔레콤의 전체 가입자는 2890만2965명으로 2G 가입자 비중은 약 1.4%다. 4월 중순인 현재 2G 가입자 수는 더 줄어들었을 것이 확실한 만큼, 현재 정부가 판단하는 SK텔레콤 전체 가입자 중 2G 가입자 비중은 약 1.3%다. 지난 2011년 KT가 2G 서비스를 정부의 승인을 받아 종료할 때 가입자 수는 15만명으로 전체 가입자 수 대비 1% 수준이었다.
 
하지만 같은 1% 수준이라고 해도 15만명과 30만명 대는 큰 차이다. 이에 정부가 오는 5월 2G 조기 종료를 승인할 경우 후푹풍은 상당할 전망이다. 업계는 SK텔레콤 2G 조기 종료 승인이 나올 경우 01X 가입자들의 소송이 이뤄질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사실상 2G 조기 종료 승인으로 방침을 정한 이유는 2차례 이뤄진 현장점검에서 나타난 노후화된 장비와 부품 부족이다. 정부는 네트워크 장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한 장비 예비 부품이 없든 것이 파악됐고, 이중화를 할 수 없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과기정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G 기지국 및 중계기 고장 건수는 2017년 1만8538건에서 2018년 2만3141건, 2019년 상반기에는 1만5582건이다.
 
원래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운영 기한은 해당 주파수 반납 기간인 2021년 6월까지다. SK텔레콤에 따르면 2G 운영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연 1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 금액에는 망 유지보수비, 2G 시스템 운영 비용, 인건비, 장비 수급 및 교체 비용 등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조기 종료가 진행될 경우 2G 조기 종료로 인해 SK텔레콤이 받을 이익은 1000억원 이상이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기획과 관계자는 “현재 SK텔레콤에게 자료 보완을 요청했고, 이번 달 말에 검토를 시작하는 것은 맞다”며 “아직 발표 시기나 결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SKT의 2G 서비스 전환 지원 프로그램 2종 (이미지=SK텔레콤)
SKT의 2G 서비스 전환 지원 프로그램 2종 (이미지=SK텔레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