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NH농협카드가 신인식 NH농협은행 부행장을 새 사령탑으로 맞았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와 고비용 마케팅 규제 등으로 카드업계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새 수장을 맞은 농협카드가 어떤 변화를 모색할지 주목된다. 신 시장의 경영 화두로 보면 디지털 중심의 사업 다각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도 카드사 분사 논의는 없을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신 사장은 지난해 12월 초 단행된 농협은행 인사에서 종전 대전영업본부장에서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동시에 계열사인 농협카드에서 사장을 겸하게 됐다. 

신 사장은 마케팅 고도화를 올해 경영 화두로 던졌다. 그간 '혜자카드(혜택이 많은 카드) 출시를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경고가 종종 있어온 만큼 자체 체질개선이라는 정공법을 펴겠단 것이다.

신인식 NH농협카드 사장.
신인식 NH농협카드 사장.

앞서 카드사들은 지난달 31일부터 신규카드 출시 시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을 적용받게 됐다. 이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의 후속조치다. 카드상품 '판매수익'이 고객에 들이는 부가서비스 등 마케팅비를 넘어서도록 설계하라는 게 골자다. 

마케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농협카드는 머신러닝 기반의 플랫폼 구축을 고려하고 있다. 소비자 행동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개인화 마케팅에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와 관련 신 사장은 지난달 3일 농협은행 본점에서 열린 '2020 사업추진 결의대회'에서 임직원들에게 "마케팅 기법의 자동화와 고도화를 꾀해 자생적인 수익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맥락에서 신 사장이 꼽은 또 다른 핵심 과제인 '디지털 전환'에 대한 노력도 이어질 전망이다. 당국의 정책으로 인해 카드결제 수수료율을 조정해 비용 절감을 꾀할 여지는 점점 줄고 있다. 그 대안으로 현재 농협카드 내부에선 핀테크업계와의 협업 출시나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 도입 등이 검토되는 상황이다.

농협카드 올해 4대 전략방향과 12대 핵심추진과제.
농협카드 올해 4대 전략방향과 12대 핵심추진과제.

지난해 9월 있은 조직개편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감지된다. 서로 다른 사업부에 속해있던 디지털 관련 팀들을 독립부서로 분리하는 작업을 단행했다. 농협카드는 카드디지털사업단 아래 카드디지털혁신팀·카드플랫폼사업팀·카드페이먼트사업팀·카드빅데이터팀 등 4개 부서를 두게 됐다.

다만 지난 6년간의 사장 취임 연령대에 변화가 없단 점에서 '디지털 전환 의지'에 물음표가 붙는다는 지적도 있다. 신 사장은 올해 58세다. 이인기 전 사장도 2017년 취임 당시 58세였다. 그 전 신응환 사장은 지난 2014년 57세일 때 사장이 됐다. 유연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임원 발탁 연령대를 크게 낮추는 재계 움직임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이는 지점장과 본부장, 부행장 순의 은행권 내 보수적인 진급 체계가 이어져 온 탓이다.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려면 그보다 앞서 인사 혁신을 이룰 필요가 있단 지적이다.

한편 올해도 카드사 분사 논의는 없을 전망이다. 농협카드 분사설은 앞선 2012년 3월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한 뒤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농협카드는 현재 별도 법인이 아닌 농협은행의 사업부문으로 있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조치와 신산업 출현 등으로 카드업계 전망이 밝지는 않다"면서 "분사 가능성은 논의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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