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혁신은 기존 시장과 충돌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상호보완적인 서비스라면 어딜 가도 환영 받을 것이다."  

최민석 무브(MOVV) 대표가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공유 리무진 서비스 '무브(movv)'의 내년 한국 서비스 소식을 알렸다. 동남아에서 먼저 시작한 후 국내로 역 진출하는 방식이다. 그간 차곡차곡 쌓아온 관광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광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최근 승차 공유 서비스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기존 서비스와 경쟁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무브는 7인승 이상의 차량을 이용, 전용 기사가 여행 일정을 전담해 주는 프리미엄 이동 서비스다. 무브 앱에서 목적지를 미리 입력해두고 호출 버튼을 누르면 근처 대기 중이던 전용 차량이 움직인다.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위치 확인 및 일정 조정이 가능해 말이 통하지 않는 기사와의 의사소통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엔지니어로 일을 시작한 최민석 대표는 MIT 경영대학원을 거쳐, 삼성전자에서 기획 및 전략 사업을 맡았다. 그는 글로벌 투자 및 인수합병(M&A)을 경험하면서 모빌리티 시장의 가능성을 엿봤다. 무브는 3년 전 모바일 업체였으나, 올해 초 최 대표가 합류하면서 모빌리티로 업종을 바꿨다. 지난 8월 호치민·다낭·나트랑·하노이 등 4개 도시를 시작으로 현재 대만, 태국까지 상용 서비스를 확대 실시하고 있다. 영어·중국어 버전은 내년 초 상용화할 예정이다.

 

최민석 무브 대표(사진=유다정 기자)
최민석 무브 대표(사진=유다정 기자)

 

전용기사와 차량이 딸린 리무진 서비스의 경우 가격이 비싼 것이 가장 큰 진입장벽이다. 최 대표는 렌터카 회사들과 협력해 고정비용을 줄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한다. 차량을 구매해 운영하다가 중고로 판매하는 렌터카 회사들은 차 관리가 필수다. 때문에 어느 정도 운전 실력이 담보된 기사를 고용한다. 무브는 이 기사들의 연결 고리인 관리자만 직접 고용하면 된다. 이를 통해 다낭 기준으로 7인승 차량 10시간을 7만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에 빌려줄 수 있게 된다.

최 대표는 최근 승차 공유 서비스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듯 무브의 타깃은 기존 택시와는 다른 시장이라고 강조한다. 최 대표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그랩에 하노이·호치민·다낭·나트랑·하롱베이 등 5개 지역에 시범서비스를 허락했으나, 우후죽순 퍼지면서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법제화 수순을 밟고 있다. 이미 대만에선 우버 택시 서비스가 불법이 됐다.

최 대표는 "국내에서 '타다'도 그렇고, 내국인이나 기존 시장과 경쟁을 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무브는 단거리 이동인 택시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서비스다. 특히 어딜가도 관광 목적,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라면 환영받는다. 그런 면에서 무브는 (논란의 여지 없이) 적합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미지=무브 앱 화면 갈무리)
(이미지=무브 앱 화면 갈무리)

지난 5일 국회교통위원회에서 통과된 여객운수법 개정안에 따르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할 때는 관광 목적, 대여시간 6시간 이상, 대여 및 반납 장소는 공항이거나 항만인 경우에만 운전자를 알선하도록 했다. 무브 또한 이에 상응하는 국내 서비스를 내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서비스는 카니발 기준 25만원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골프나 출장 시 4명이 탄다면 인당 7만원 정도에 고급 리무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국내 관광 상품이 25명 이상이어야 출발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 수요 또한 상당하다는 것이 무브의 전망이다. 서울에만 집중된 외국인 관광객들도 간편하게 근교로 나갈 수 있게 된다.

무브는 내년까지 모빌리티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다음, 마케팅 및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도약 또한 구상 중이다. 무브의 강점은 관광 일정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는 것에서 나온다. 

최 대표는 "'동남아 여행 갔더니 한국 사람만 있더라'는 불평이 많이 보인다. 무브에선 현지 사람이 즐기는 맛집, 명소들을 추천해주고 있다. 고객들의 동선을 알고 있으니 그 중간중간 광고를 해줄 수 있다"며 "사업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지 업체들과의 연결해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곧 차량 내 광고 디스플레이도 마련하고, 앱에서 기념품 등을 결제하면 기사가 대기하는 시간을 이용해 픽업해 오는 등 각종 색다른 편의 기능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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