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 9일부터 예약판매가 시작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의 경우 출시 전부터 휴대폰 유통업계에서 가입자 유치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아직 출시 전이라 공시지원금 및 이통사 정책(판매장려금 가이드라인)이 결정되지 않았는데도 불법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출고가 124만8500원인 갤럭시노트10(256GB)을 공짜로 준다는 대리점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출시 전 사전예약을 통해 이용자 정보를 넘겼는데 갤럭시노트10 출시 이후 만약 이통사 정책이 변경되면 예고했던 가격으로 사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특정 이통사 대리점은 이동통신사에서 갤럭시노트10 한 대당 최대 80만원에 육박하는 리베이트(판매장려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고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이통사들은 갤럭시노트10 판매사기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1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갤럭시노트10 공시지원금은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갤럭시노트10의 경우 오는 23일 공식 출시되지만 20일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선 개통을 시작한다. 이통3사가 공시하는 갤럭시노트10의 지원금은 20일 경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지원금은 이통3사 가운데 KT가 최대 45만원으로 가장 많이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LG유플러스 최대 43만원, SK텔레콤 최대 42만원 순이다. 갤럭시노트10 공시지원금 규모는 갤럭시S10 5G나 LG전자의 V50씽큐 보다 적게 책정됐다. 이는 이통3사가 하반기 실적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갤럭시S10 5G와 V50 씽큐로 이어졌던 5G 가입자 유치 과열 경쟁은 결국 갤럭시노트10로 옮겨 붙었다. 실제로 지난 14일 기준, 한 판매점은 KT로 번호이동 혹은 기기변경을 할 경우 갤럭시노트10을 공짜로 구매할 수 있다고 안내한 것으로 확인됐다. KT 공시지원금 45만원에 추가지원금(6만7500원) 및 불법보조금 73~74만원을 더하면 갤럭시노트10(256GB)이 공짜폰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공시지원금이 많이 제공되는 10만원대 요금제 가입 조건이다. 요금제 유지기간은 6개월이며, 부가 서비스로 KT 미디어팩 1개월을 사용해야 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번호이동 조건으로 실구매가 8만원~9만원이면 갤럭시노트10을 예약 구매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10 (사진=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사진=삼성전자)

갤노트10 최대 80만원 리베이트 지급 예상?

이동통신사에서 갤럭시노트10 한 대당 최대 80만원에 육박하는 리베이트를 지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유통망은 이를 근거로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이통사로부터 8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을 경우 유통점이 6~7만원 수준을 챙기고 나머지를 불법보조금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휴대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부 영업점이 사전예약 가입자를 많이 확보할 경우 향후 이통사에게 최대한 많은 리베이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영업방식을 택하는 것”이라며 “이 모든 행위는 이통사가 일부 영업점을 대상으로 리베이트를 차별적으로 지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10의 경우 국내에 한해 5G 모델만 출시된다. 이에 따라 이통3사는 5G 가입자 유치를 위해 상당한 마케팅비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5G 상용화 이후인 2분기(4월~6월) 이통3사의 마케팅 비용은 SK텔레콤 7286억원, KT 7116억원, LG유플러스 5648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3.7%, 20.2%, 11.2% 늘었다. 이동통신3사의 마케팅 비용을 합치면 2조원이 넘는 상황이다. 특히 KT가 전년 동기 대비 마케팅비가 20%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의 5G 가입자 점유율이 상반기 기준 39:31:29인 것으로 나타났다. KT의 경우 이통3사 중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마케팅비를 사용했지만 상대적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 6월, LG유플러스는 월별 순증 5G 가입자 기준으로 KT를 처음으로 앞서기도 했다. 5G 상용화 첫 달인 지난 4월, 가장 많은 5G 가입자를 유치한 곳도 KT였다. 이에 따라 유통망에서 KT가 갤럭시노트10에 대해서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통사들이 유통점에게 갤럭시노트10 예약 가입자를 최대한 유치할 경우 최대 80만원에 육박하는 리베이트를 지급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줬다는 시각도 있다. 이 분석이 맞다면 오는 20일, 갤럭시노트10 사전 개통일에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순증할 전망이다.

선입금 받은 뒤 '먹튀' 갤노트10 사기 주의보

한편, 지난 13일 이동통신3사와 KAIT(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는 갤럭시노트10 판매사기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단말 선입금을 받은 뒤 종적을 감추는 이른바 먹튀 형태의 판매사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불법 보조금 지급을 약속한 뒤 신분증 보관이나 단말대금 선입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판매사기는 단통법 위반 행위에 해당하지만 피해가 발생해도 마땅한 구제방안이 존재하지 않는다. 판매점의 사전승낙서 정보를 확인하고, 신분증 보관이나 단말대금 선입금을 요구하는 영업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KAIT 관계자는 “이통 3사와 함께 이용자 피해 예방 및 불법 영업의 폐단을 막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동전화 불공정 행위 신고센터, 개인정보보호 자율감시센터 등에 적극적인 신고 및 제보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통3사 측은 “이용자 차별을 유도하는 불법 지원금을 완전히 근절하고 서비스 및 품질 경쟁을 통해 갤럭시노트10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균등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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