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이동통신3사가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에 이어 LG전자 V50 씽큐(이하 V50)에 많은 공시지원금과 파격적인 리베이트(판매장려금)을 실으면서 5G 가입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문제는 대리점과 판매점에게 지급되는 리베이트의 대부분이 불법 보조금으로 전환되는데 있는데,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는 모양새다.

평상시 휴대폰 가입에는 약 20만원~30만원의 리베이트가 제공된다. 그러나 본지 취재결과 ‘5G 스마트폰’에는 평균 50만원~60만원의 리베이트가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40만원~50만원 상당이 불법보조금으로 바뀌는 것이다. V50의 경우 지난 10일 출시됐는데 이미 선택약정할인 25%보다 많은 공시지원금이 제공되고 불법보조금을 더해 공짜로 구매가 가능한 상태다.

LTE 스마트폰 구매 대상자들을 5G 가입자로 유도하려는 정책인데 불법 보조금이 살포되고 있는 것이다. 사후 규제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 5G 스마트폰 출시 초반이기 때문에 과다 리베이트와 불법 보조금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통신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이통사의 과다 공시지원금에 대해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됐기 때문에 규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V50 출시일인 지난 10일과 주말인 11일, 신도림 테크노마트집단상가와 온라인 유통점, 대형 대리점 및 판매점을 대상으로 이통3사는 이들 5G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평균 50만원~60만원 수준, 최대 70만원~80만원 수준의 리베이트가 지급했다. 보통 기기변경보다는 이통사를 바꾸는 번호이동에 리베이트가 더 많이 지급되지만 5G는 모두 전환신규라는 이유로 평균 50만원 이상의 고가 리베이트 정책이 진행 중이다.

이동통신 유통업계 관계자는 “5만원대 이상의 5G 요금제면 50만원~60만원의 파격적인 리베이트가 지급되고 있다”며 “5G가 아닌 갤럭시S10의 경우 20만원이 적은 30만원~40만원  수준의 리베이트가 제공된다”고 말했다.

5G 스마트폰으로 최근 과도한 보조금이 몰리고 있는 갤럭시S10 5G(왼쪽)와 V50 씽큐.
5G 스마트폰으로 최근 과도한 보조금이 몰리고 있는 갤럭시S10 5G(왼쪽)와 V50 씽큐.

'V50 공짜폰' 이어 페이백 10만원 지급, 갤럭시S10 5G 실구매가 '18만원'...정부 뭐하나? 

V50의 출고가는 119만9000원이다. V50에 가장 많은 공시지원금을 지급하는 SK텔레콤을 예로 들면, 8만원대 요금제에서 63만원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여기에 추가 지원금(지원금의 15%, 9만4500원)과 50만원 수준의 불법보조금이 더해지면 V50은 공짜폰으로 바뀐다. 실제로 일부 매장에서 V50을 공짜로 판매할 뿐 만 아니라 기기변경시 10만원 상당을 페이백을 통해 추가로 지급된 것이 확인됐다. V50 뿐 아니라 갤럭시S10 5G에도 비슷한 수준의 리베이트와 불법보조금이 지급된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갤럭시S10 5G(256GB)의 출고가는 139만7000원이다. 지난 11일 갤럭시S10 5G에 공시지원금을 대폭 올린 KT를 예로 들면, 5G 완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인 8만원 요금제에 61만원 지원금을 지급한다. 같은 요금제 기준, 선택약정할인 25%보다 13만원 더 많은 혜택이다. 여기에 추가 지원금(9만1500원)과 50만원 상당의 불법 보조금이 더해지면 갤럭시S10 5G는 실제 구매가가 20만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실제로 갤럭시S10 5G 모델을 18만원에 구매한 고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0만원 이상의 고가 리베이트는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제조사가 일부 부담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V50의 경우 갤럭시S10 5G보다 공시지원금이 더 많이 지급됐는데 이는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지원금을 더 보탰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통사는 파격적인 리베이트를 유통망에 살포하고 있는데 5G 가입자를 초반에 끌어 모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3G 초반에도 이런 파격적인 정책이 시행됐지만, 데이터 속도 차별화가 있었던 LTE는 이렇지 않았다. 5G 서비스가 속도 등 큰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이통사는 파격 리베이트를 무차별 살포하며 공짜폰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5G 요금제는 업셀링(Up-selling, 고객이 구매하려던 것보다 가격이 더 높은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판매방식)돼 최저가가 5만원대다. LTE 최저가 요금제는 3만원대다. 이통사가 고가의 리베이트를 뿌리는 기반은 5G 요금제에 있다. 5G 서비스 이용자는 저렴한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결국 거품인 낀 고가 5G 요금제를 계속 내는 것이다. 다시 단통법 이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정부는 이통사의 5G 업셀링으로 인한 수익을 연 8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5G 스마트폰 대란에는 불법 보조금 단속을 안하면서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정부도 분명히 한 몫하고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 대다수는 5G 가입자를 어떻게든 끌어 모으려는 과기정통부의 정책에 사후 규제 기관인 방통위가 협조하는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5G 가입자는 지난 달 말 기준 26만명이었다. 이번 달 초 30만명을 돌파하고, 이번 달 안에 40만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시장 안정화나 불법 보조금, 판매 장려금 등 규제는 방통위 소관”이라며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됐기 때문에 고가의 공시지원금 정책을 과기정통부가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과 관계자는 “(공짜폰인 V50의 경우) 아직 출시 초반이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시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 중”이라며 “이통사의 고가의 리베이트에 대해 자제하라고 구두로 얘기하고 있다.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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