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최근 삼성과 LG가 불황에도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과 LG의 구광모 회장이 인재 영입에 두 팔을 걷고 나서고 있어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22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이 최근 AI 인재 유치와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차세대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컴퓨팅 등 최신 ICT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컸으며, 최근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련 인재 발굴과 육성을 진행한다.

실제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해외 주요 국가를 방문해 인재 유치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 출신의 AI 인재를 다수 영입했다. 또한, LG 구광모 회장도 최근 석박사급의 인재 영입을 위해 최근 미국에도 방문했으며, 최근에는 북미 지역의 대학교들과 AI 인재 육성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재용 부회장, 하버드 인재 선호?

최근 이재용 부회장에 의해 선출된 삼성의 핵심 인사 중 미국의 하버드대학교 관련 인재들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의 AI 연구를 책임질 세바스찬 승 부사장과 위구연 펠로우, 한국의 기초과학 인재를 지원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김성근 이사장이 대표적인 하버드 관련 인사다.

지난해 6월 삼성전자는 AI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세바스찬 승 교수를 영입했다. 세바스찬 승 교수는 삼성 리서치(SR)에서 삼성전자의 AI 전략 수립과 선행 연구 자문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한다.

세바스찬 승 교수는 뇌 신경공학 기반 인공지능 분야의 최고 석학중 한 명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이론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벨랩 연구원, MIT 물리학과 교수를 거쳐 2014년부터 프린스턴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08년에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구현하는 토대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호암재단에서 수여하는 ‘호암상’ 공학상을 받았다.

AI 연구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말에도 또 다른 인재를 추가로 영입했다. 현재 하버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위구연 박사를 펠로우(Fellow)로 영입한 것이다. 펠로우는 삼성전자 연구 분야 최고직이다.

위구연 펠로우는 삼성리서치(Samsung Research)에서 인공신경망(Neural Processing Unit) 기반 차세대 프로세서 관련 연구를 맡았다. 저전력·고성능 AI 프로세서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중 한 명인 위 펠로우는 2002년부터 하버드대학교 전기공학 및 컴퓨터과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지난해에는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그는 2013년 세계 최소형 비행 곤충 로봇인 '로보비(RoboBee)'의 센서·엑추에이터·프로세서 등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지난 10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이사장으로 서울대학교 김성근 교수가 선임됐다. 김성근 이사장은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화학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13년 영국 왕립화학회 펠로우(FRCS)로 선임된 바 있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성근 이사장은 “독창적이고 모험적인 연구를 지원한다”며, “(재단은) 세계 최초를 추구하는 모험 과제를 지원한다. 결과가 예상된 것은 뻔하다. 결과가 예상되지 않는 것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왼쪽), LG 구광모 회장(오른쪽)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왼쪽), LG 구광모 회장(오른쪽)

구광모, 인재 찾아 미국행…AI 전문가 영입·육성 진행중

최근 구광모 회장은 인재 영입을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LG전자는 이달 초 구 회장이 미국 현지에 유햑 중인 연구개발(R&D) 석·박사급 인재 유치를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열린 ‘LG 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고 구본무 회장도 인재 확보를 위해 매년 챙긴 행사다.

구광모 회장은 행사에 참여해, "여러분 모두 미래에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저 역시 그렇다”며, “제 꿈은 LG가 '고객과 사회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꿈을 위해 고객가치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기술과 그러한 기술을 꽃 피울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3월 LG전자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미래핵심분야에서 국내외 인재들을 대거 영입했다. LG전자는 후보자 추천부터 심층 면접, 분야별 기술전문가 심의회 등 엄격한 심사 과정을 통과한 연구위원 17명, 전문위원 4명 등 총 21명의 전문인력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올해 AI, 로봇, 자동차 부품, 모듈러 디자인 등 분야에서 핵심 전략 인재들을 선발했다. 특히 러시아 소프트웨어 연구소 출신의 이고르 이바노프 연구위원 등 외국인 전문가도 포함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서 구광모 회장이 유학 중인 석박사 R&D 인재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서 구광모 회장이 유학 중인 석박사 R&D 인재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LG)

22일 LG전자는 세계적인 대학들과 손잡고 AI 전문가를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와 캐나다 토론토대학교(University of Toronto)와 함께 ‘AI 전문가(AI Specialist)’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LG전자는 최근 사내 석∙박사급 AI 개발자 가운데 교육대상자 12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16주간 각 대학에서 담당교수의 1:1지도를 받으며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후 프로젝트 결과에 대해 지도교수를 포함한 인증위원의 심의를 거쳐 LG전자 AI 전문가로 선정된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AI 전문가는 주요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문제해결을 위한 핵심 솔루션을 개발하고, AI 분야에서 연구원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멘토로 활동하게 된다”고 밝혔다.

업계는 IT 산업을 주도한 모바일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두 기업 모두 차세대 먹거리 확보를 위해 글로벌 인재를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불황이 4차산업혁명 시대를 목전에 둔 일시적인 정체기라며, 두 젊은 경영자들이 앞으로 있을 격변의 미래를 위한 신선한 피를 수혈하기에는 알맞은 타이밍이라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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