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양대규 기자]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대외활동에 나서며, 미디어와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간간이 대중에 모습을 보이던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한 달 사이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직접적인 행보 외에도 ‘국정농단 사건’, ‘삼바 사건’ 등에 새로운 이슈에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이 거론되며, 이 부회장에 대한 관심이 배가 되고 있다.

지난주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 도쿄로 출장에서 일본의 양대 통신사 본사를 방문했다. 이틀 전에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하기도 했다. 앞서 4월 말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최근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이재용 부회장의 ‘육성 파일’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날 대법원은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등이 얽힌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5번째 심리를 진행하기도 했다.

언론의 보도 직후, 삼성전자는 삼바 사건과 관련된 추측성 보도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다며,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 달라고 언론에 요청했다.

최근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적극적인 대외활동이 삼바 사건과 국정농단 이슈 등 부정적인 이슈에 묻힐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미래 먹거리’ 위해 ‘광폭 행보’

지난 16일 이재용 부회장은 도쿄에서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 도코모와 KDDI 본사를 방문해 5G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NTT 도코모와 KDDI 경영진을 각각 만난 자리에서, 2020년 일본 5G 시대 개막에 대비해 5G 조기 확산과 서비스 안착을 위한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도쿄에 방문한 이 부회장은 출장기간 중 갤럭시 하라주쿠를 직접 방문해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양사 방문으로, 삼성전자는 NTT 도코모, KDDI와의 협력을 통해 일본 5G 네트워크 사업을 확대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일본에서 갤럭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반등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삼성전자는 갤럭시 쇼케이스 중 최대 규모인 ‘갤럭시 하라주쿠’를 도쿄에 개관하고 일본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일본 NEC와 5G 네트워크 장비 공동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를 시작했으며, 이를 계기로 로 5G 비즈니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이어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방한 중인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이 부회장은 부시 전 대통령이 묶고 있는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을 이날 저녁 6시 30분에 찾아, 30분 간 대화를 나눴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이번에 한국을 찾았다. 국내 첫 일정이 이 부회장과의 면담으로 알려졌다. 원래 비공개 일정이었으나, 이 부회장이 이 호텔을 찾은 게 언론에 노출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부시 전 대통령을 단독으로 만난 이 부회장은 글로벌 환경에서 기업의 역할에 대해 물었고, 삼성이 추구하는 지향점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가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가해 시선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등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5G, 시스템반도체, 인공지능 등 신성장동력에 맞춰져 있다며,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발걸음 이라고 분석한다.

걸림돌은 ‘삼바’와 ‘국정농단’…빨리 해결돼야

이재용 부회장의 부지런한 걸음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법원에서 시작된 부정적인 뉴스가 이 부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통칭 삼바 사건과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표되는 두 사건의 이슈가 이번주에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일부 언론의 뉴스에 삼성전자는 ‘사실이 아닌’ 보도 대해, 이례적인 반박을 제기했다. 임직원가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2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와 김홍경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부사장, 박문호 삼성전자 부사장 등 세 명에 대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최근 검찰은 수차례 김 대표를 소환했으며, 이미 신병을 확보한 실무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증거인멸 과정에서)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여러 차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특수2부는 23일 오전 9시 30분 안모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부사장과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도 소환 조사했다.

이와 관련해 23일 KBS는 “삼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사전 조치 결과를 통보한 지난해 5월, 당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임원들과 바이오로직스 김태한 대표 등이 모여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된 내용을 중점적으로 삭제했다”며, “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인 에피스 재경팀 직원들의 컴퓨터와 휴대 전화에 영구 삭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뭘 삭제할지 구체적으로 지정했다. 'JY'와 '부회장' 등 이재용 부회장을 뜻하는 단어가 여기에 포함됐다. 또 공용폴더에서 관련 파일 2100여 개를 삭제했는데, 이 가운데 '부회장 통화결과'와 '부회장 보고'라는 제목의 폴더가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날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등이 얽힌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5번째 심리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대법원에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작업’이라는 의견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삼바 사건과 관련된 언론보도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일부 언론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런 추측성 보도가 다수 게재되면서, 아직 진실규명의 초기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유죄라는 단정이 확산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이로 인해 관련 임직원과 회사는 물론 투자자와 고객들도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진실규명을 위해 수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의 삼바 사건과 관련된 언론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은 지난해 이후 처음이다.

업계는 이 부회장과 둘러싼 많은 의혹들이 해결돼야, 삼성전자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이 제대로 굴러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죄와 유죄의 판결보다, 사건 자체의 종결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의 총수가 부정적인 이슈에 오래 언급될수록, 대외적인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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