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방치형게임부터 무접속플레이까지 모바일 게임이 점점 쉬워지고 있다. 일각에선 결국 양산형 게임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지만, 이용자들의 편의성 확대 및 라이트 유저들을 포섭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2011년 여름 선데이토즈 '애니팡'의 흥행을 기점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다. 2014년엔 모바일 게임 소비자 지출은 가정용 게임 콘솔과 PC 및 Mac 게임을 추월하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은 어디서든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국내 유력 게임사를 필두로 보다 쉬운 모바일 게임이라는 흐름이 거세질 전망이다.

2012-2021년 글로벌 게임산업 규모 추이(표=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2018년 연간호)
2012-2021년 글로벌 게임산업 규모 추이(표=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2018년 연간호)

컴투스 "방치형 RPG로 포트폴리오 확장"

장르 이름부터 간편함이 묻어나는 '방치형 게임(클리커 게임)'은 대부분이 캐쥬얼한 육성형, 디펜스 게임이다. 모바일 MMO의 경우에도 편의를 위해 자동사냥 방식을 차용하고 있으나, 방치형게임은 말 그대로 클릭 몇 번만 해주면 알아서 성장하는 간편함이 가장 큰 특징이다. 게임을 켜놓지 않은 오프라인상태에도 자동으로 성장한다. 

방치형게임은 비교적 개발이 쉽기 때문에 인디 개발사가 많이 뛰어들었고, 대형 게임에 비해선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엔 컴투스가 방치형 RPG 분야로의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이를 위해 컴투스는 데이세븐에 이어 마나코어와 노바팩토리 등 국내 개발사를 인수하며 전력을 갖췄다. 

각 사별 대표작으로는 ▲데이세븐의 자회사 트리플더블 '열렙전사', '딜딜딜' ▲마나코어 '드래곤스카이' ▲노바팩토리 '좀비여고' 등이 있다. 

특히 드래곤스카이는 구글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게임 부문 인기 순위 6위와 4위에 랭크되고, 앱스토어 매출 순위는 14위까지 오르는 등의 경쟁력을 보여준 바 있다.

방치형 게임 장르는 유명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화도 용이해, 보다 효과적인 사업 확장 또한 기대되고 있다는 것이 컴투스 측 설명이다. 

'드래곤스카이'는 자동으로 채워지는 '알'을 깨 드래곤을 만들고, 이를 합성하는 간단한 방식의 슈팅 방치형 RPG다. 3일 동안 접속하지 않았지만 오프라인 진격 보상으로 경험치와 재화를 제공한다. (이미지=드래곤스카이 게임 화면 갈무리)
'드래곤스카이'는 자동으로 채워지는 '알'을 깨 드래곤을 만들고, 이를 합성하는 간단한 방식의 슈팅 방치형 RPG다. 3일 동안 접속하지 않았지만 오프라인 진격 보상으로 경험치와 재화를 제공한다. (이미지=드래곤스카이 게임 화면 갈무리)

엔씨소프트 "무접속 플레이-음성 조작 도입"

화려한 그래픽과 풍부한 스토리, 실시간 대규모 대전이 특징인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도 간편함이 더해질 예정이다.

모바일 게임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니지M'이 무접속 플레이와 보이스 커맨드(Voice Command)를 도입한다고 밝히면서다. 출시 일자는 미정이지만, 실제로 도입된다면 터치 조작 없이 음성으로만 게임을 조작할 수 있다. 

리니지M은 엔씨가 1998년 서비스를 시작한 PC온라인 게임이 원작으로, 2017년에 출시, 원작의 인기 또한 그대로 이어받았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에 모바일 플랫폼의 한계를 넘어 이용자의 요구에 맞게 진화하겠다는 포부다.

'쉬운 게임'은 이용자들의 니즈와도 부합한다. 오픈서베이를 통해 조사한 모바일 RPG 이용 행태에 관한 설문에 따르면 이전에는 MMORPG를 했으나 이제는 하지 않는 응답자 191명 중 80명이 넘는 수가 '바쁘다'거나 '시간이 너무 많이 뺏긴다'라고 답했다.

많은 응답자들이 "복잡하고 비슷한 내용 비슷한 그래픽 비슷한 조작에 결국 오토플레이를 하게된다. 간단한 내용과 간단한 조작이 필요하다", "시간이 없고 계속 신경 써야 해서"라고 응답했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은 "게임 시장이 크면서 게임을 하는 동기나 상황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라이트한 게임 유저들, 바쁜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이전과는 조금 다른 류의 게임들이 많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과금 유도 vs 나쁜 것만은 아냐

다만 일각에서는 스토리나 콘텐츠에 공 들이지 않고 결국 양산형 게임만 우후죽순 생길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고과금 문제 또한 빠지지 않는 숙제다.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을 많이 쏟거나, 결제를 하면 되는데 시간 면에서 동등해지면 결국 과금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녀스튜디오(Itrigirls studio) '신명'이 대표적인 예다. 신명은 광고에서도 '시작하자마자 신급 장비 획득', '24시간 알아서 성장(오프라인 사냥 시스템)' 등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게임을 깔면 배경 소개나 스토리 없이 바로 플레이가 진행된다. 각종 아이템이 쏟아져 나오고 경험치도 빠르게 올라간다. 과금이 필요 없어 보이지만 결국 '누가 더 강하냐'의 경쟁이기 때문에 이용자는 과금을 하게 된다. 신명은 4월 2일 기준 구글플레이 게임 분야 매출 순위 7위를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최근 PC게임인 리니지에도 자동사냥 기능을 적용했는데 (과금 논란 없이) 호평을 받았다"며 "과금 유도는 무접속 플레이와는 맞닿아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리니지M의 경우 계속 핸드폰을 켜놔야하기 때문에 배터리가 빠르게 닳는다든지, 몇몇 유저들은 게임 전용 단말을 따로 구매하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며 "무접속 플레이는 유저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장주 소장은 과금에 대해서 "생필품이었던 게임 시장이 사치품의 성격을 띄는 부분도 생겼다"고 한 발 더 나아갔다. "이전에 게임은 어린 친구들이 주로 이용하는 놀이 기구로, 하나의 '필수재'로 봐야했다면 이젠 게임은 '사치품'의 측면도 있다"며 "비싸면 안되는 생필품과, (과시의 측면이 있는) 사치품 시장과는 분리해서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금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도박'이니 '사행성'이니 비난만 해서는 안 되고 각각의 시장을 분리해서 분석하고, 생태계를 키울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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