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미 무역 분쟁에 따른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드는 가운데, 불안한 경제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KDB 산업은행이 발표한 '2018년 하반기 국내 주요 산업 전망'에 따르면, 국내 경제 또한 세계 경제 호조에 따른 수출 증가에 힘입어 안정세를 찾아가지만,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신호 속에서도 여전히 불안이 잠재되어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을 중심으로 2018년 하반기 IT 업계 경제 전망을 짚어본다. 

양날의 검, 반도체

국내외 경제에서 역시 주목할만한 분야는 반도체다. 꾸준하게 이어진 설비투자 덕택으로 18년 상반기 당초 예상 실적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전년동기에 대비해 상반기 반도체 생산액은 44.4%, 수출액은 36.9%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확대 또한 호황에 영향을 줬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이 반도체 신규 수요 창출 효과와 함께 DRAM 가격 상승, 서버용 메모리 수요량 증가, 휴대폰 메모리 탑재량 증가로 수출 또한 호조세를 보였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특히, 국내업계의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46.7%에 육박한다.

세계 반도체 시장 동향 및 메모리 시장 점유율 (자료:Gartner, KDB산업은행)
세계 반도체 시장 동향 및 메모리 시장 점유율 (자료:Gartner, 18.4)

그러나 집중 설비 투자는 과잉 생산이라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기저효과로 인해 하반기에는 높은 반도체 생산율 상당 부분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 조정과 더불어 중국 반도체 시장의 공격적인 확대도 우리 경제에 불안 요소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IT 기술 육성을 위해 국가집적회로 산업투자펀드 조성하는 등 반도체 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은 자체적인 반도체 생산 계획이 지연되고 있어 많은 무역 적자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려할만하다. 이미 '17년 중국의 반도체 시장규모는 1조 6,860위안(약 286조원)으로 세계 시장의 60%를 차지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디스플레이 시장 

디스플레이 분야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역시 하락세로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18년 상반기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LCD 공급과잉에 따른 패널가격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하락이 예측된다. 이에 국내 산업 또한 생산, 수출, 수입 모두 감소세다. LG디스플레이는 패널가격 하락 등에 따라 ’18년 1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그나마 하반기에는 OLED 수요확대에 따라 세계 시장은 약 10% 확대가 예상된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과 마찬가지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신규 생산라인 건설로 국내 산업의 성장은 그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0년 한국은 중국에 이어 전세계 LCD 생산능력의 약 27% 점유할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OLED의 경우 국내 업체가 가진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중국의 생산 경험 및 기술 미숙으로 인해 한국이 생산능력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국가별 LCD 및 OLED 생산능력 전망, 연간 투입되는 유리기판 면적기준 (IHS,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산업은행 재작성)
국가별 LCD 및 OLED 생산능력 전망, 연간 투입되는 유리기판 면적기준 (IHS,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산업은행 재작성)

세계 따로, 국내 따로 휴대폰 그리고 또 중국

‘18년 세계 휴대폰 시장을 보면, 최근 3년 연속으로 판매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국내 생산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다. 반면, 화웨이와 샤오미가 크게 성장하였고 애플도 소폭 상승율을 보였다. ’18년 1분기 국가별 점유율은 중국 33%(7개사), 한국 22%(삼성, LG), 미국 12%(애플)이다.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 추이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 추이(자료:Gartner, 단위: %)

현재 중국업계는 전 세계 24%에 달하는 안정적인 자국 수요를 바탕으로 외형 및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성장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18년 말 이후 출시될 ‘폴더블폰’ 기술은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 등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신흥국 및 중남미 지역의 수요 증가로 인해 세계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보고서는 스마트폰 비중 확대 및 고사양화로 휴대폰 ASP(Average Selling Price, 평균판매가격) 지속 상승이 예상되어 시장규모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 국내 생산 및 수요는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7년 기준 91%에 달하는 스마트폰 해외 생산 비중과 교체주기 증가에 따른 내수 감소가 원인이다.

 

더불어 '18년 하반기에는 전기차, 스마트 시티 관련 산업이 눈길을 끈다.

‘17년 플러그인 전기차(PEV)가 전체 판매량의 1% 120만 대를 달성하면서 완성차 업체가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 진출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플러그인 전기차(Plug-in Electric Vehicle)는 외부에서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 형태로 배터리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를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 연비규제와 유럽의 디젤게이트 영향으로 전기차 등 전동화(Electrification) 추세는 향후 지속될 것이며, 배터리팩 가격하락은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할 것이라 내다봤다. 폭스바겐은 ’30년까지 300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는 등 완성차 업체중 가장 적극 적인 전동화 전략을 수립하였으며, 토요타는 기존의 하이브리드 중심의 미래 전략을 수정하고 배터리 전기차 개발 착수했다. 

더불어 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이미지센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SK하이닉스는 기존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또한 하반기 IT 업계에서 주목할만한 이슈다. 전 세계에서 약 600개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20년에는 1조 1천억~1조 5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의 70%는 에너지, 교통 및 안전 3대 사업분야에 집중되어 있어, 국내 1~3기 신도시 개발사업에서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국내 개발 업체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관련 사업의 국가별 시장점유율은 중국(22%), 미국(20.2%), 유럽(20%), 인도(7.6%) 등이다.

국내 건설업의 해외 스마트시티 참여 현황(자료 : 해외건설협회)
국내 건설업의 해외 스마트시티 참여 현황(자료 : 해외건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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