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가 혼다의 배터리 시스템을 탑재한 '조그 E'를 출시한다. [사진: 야마하]](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11/607146_562603_956.jpg)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일본 모빌리티 기업 야마하가 전기스쿠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이륜차 업계 판도를 흔들고 있다. 혼다의 교체식 배터리 시스템 '모바일 파워팩 e'(Mobile Power Pack e:)를 탑재한 신형 전기스쿠터 '조그 E'(Jog E)를 공개하며, 경쟁사와의 이례적인 협력이 일본 전동화 전략을 가속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야마하는 '조그 E'를 오는 12월 22일부터 도쿄·오사카의 야마하 EV 매장에서 판매한다. 이번 모델은 야마하가 혼다의 교체식 배터리 시스템을 공식 채택한 첫 전기스쿠터로, 일본 이륜차 기업들이 함께 추진해온 '공통 배터리 표준'이 실제 제품에 적용된 첫 사례다.
2019년 야마하·혼다·가와사키·스즈키 등 4대 제조사는 고고로(Gogoro)가 주도한 배터리 생태계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 표준 개발을 선언했다. 그러나 논의 끝에 혼다가 이미 보유한 배터리 규격이 사실상 표준으로 채택됐고, 이번 '조그 E'가 그 결실을 보여주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4대 브랜드가 모두 이 규격을 채택할 경우, '배터리 스와핑 전환'이 동아시아 오토바이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그 E'는 기존 전기스쿠터와 달리 고정식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용자는 혼다 산하 배터리 공유 서비스 '가차코'(Gachaco)에 가입해 교체식 배터리를 사용해야 한다. 현재 도쿄 42곳, 오사카 7곳에 배터리 스테이션이 설치돼 있으며, 2026년 하반기에는 개인용 배터리와 가정용 충전기도 출시될 예정이다. 야마하는 '가정 충전 → 도심 스와핑' 구조가 일본 내 전기스쿠터 확산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심 이동을 겨냥한 '조그 E'는 부드러운 가속과 정지·출발이 반복되는 일본 도시 환경에 맞춰 설계됐다. 가격은 15만9500엔(약 150만원)으로 책정돼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배터리 이용료·등록비·보험료는 별도다. 그럼에도 '충전 없이 몇 초 만에 배터리 교환'이 가능하다는 점은 배달·통근 사용자에게 큰 장점이 될 전망이다.
야마하는 '조그 E'를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실행 모델'로 규정했다. 혼다와의 협업을 통해 시작된 이번 전동화 프로젝트가 향후 중대형 전기 바이크까지 확장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교체식 배터리 표준을 중심으로 일본 빅4가 사실상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하게 되면, 아시아 전기이륜차 시장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