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Q-데이(Q-day)는 인류가 쌓아 올린 모든 암호체계를 무너뜨릴 만큼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는 날이다. 이는 금융거래, 디지털 신분, 군사 기밀 등 기존 암호로 보호받던 모든 정보가 취약해져 '암호화 시대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위협 때문에 양자 컴퓨팅 보안 위협의 상징적인 용어로 사용된다.
그런데 최근 양자컴퓨팅이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면서 Q-데이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기술 예측 사이트 메타큘러스(Metaculus)는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을 사용해 RSA 암호화 시스템의 핵심인 'RSA 숫자'를 해독할 수 있는 시점을 2052년에서 2034년으로 조정했다. 이는 기존 예측보다 20년 빠른 시점이다.
19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메타큘러스가 Q-데이를 조정한 이유는 양자 기술 발전, 오류 수정 개선, 연구 투자 증가 등이다. 이는 금융 시스템, 정부 통신, 블록체인 네트워크, 특히 비트코인(BTC)과 같은 주요 암호화폐의 보안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
관련해 드래곤플라이(Dragonfly) 매니징 파트너 하세브 쿠레시는 최근 게시글에서 "쇼어 알고리즘이 이론적으로 고전적 암호를 깨는 것은 가능하지만, 현실에서 256비트 타원곡선 키를 해독하는 것은 여전히 도전적"이라며 "숫자를 인수분해하는 것은 대단한 성과지만, 수백 자릿수의 숫자를 해독하려면 대규모 확장과 엔지니어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추세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쿠레시는 "당장의 위협은 아니지만 산업이 대응할 시간은 필요하다. 결국 모든 블록체인은 포스트 양자 암호학(PQC)으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 네트워크, 개발자, 사용자 간의 광범위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서 있는 전환을 위해 최소 4년이 필요하다"며 계획 수립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MS가 양자 컴퓨팅의 오류율을 개선해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한 발 다가섰다. [사진: 셔터스톡]](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11/606462_561958_152.jpg)
그럼에도 불구하고 큐Q-데이의 도래가 머지않았다고 보는 이들은 또 있다. 암호화폐 분석가 닉 카터는 Q-데이가 더 빨리 도래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예측이 크게 차이 났다. 현재 증거를 기반으로 보면 Q-데이는 2028~2033년 사이에 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더리움(ETH)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 역시 최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라루랄에서 열린 이더리움 최대 개발자 행사 데브콘에서 "양자컴퓨팅이 2028년 쯤이면 블록체인 보안의 기반이 되는 타원곡선암호(ECC)를 무너뜨릴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ECC는 영구적으로 안전한 기술이 아니다"라며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결국 취약해지는 시점이 온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자 종말 시계(Quantum Doomsday Clock)도 2028년 3월까지 현대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으며, 여러 전문가들도 유사한 시기를 예상하고 있다.
한편, 암호화폐 산업은 양자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연구자들은 양자 저항 서명 체계를 개발하고, 전환 계획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양자컴퓨팅이 가속화되면서 암호화폐 업계는 어려운 경주에 직면했다. Q-데이의 도래가 2028년이든 2034년이든, 업계에서는 이제 양자 보안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 "양자컴퓨터, 블록체인 보안 깨뜨린다"…비탈릭 부테린 경고
- 아담 백, 양자컴퓨터 위협론은 과장 "20~40년 더 걸린다"
- 동결된 110만 BTC…양자컴 위협에 사토시 비트코인도 안전하지 않다
- 양자컴퓨터 시대, 비트코인 안전하게 지키는 법…윌리 우의 제안
- "비트코인 열풍 다시 돌아올 것"…갤럭시디지털 분석
- 퀀티넘, 차세대 양자컴퓨터 '헬리오스' 공개…오류율 대폭 개선
- 회복하나 했더니 또 '와르르'…비트코인 8만6000달러대 추락
- [블록체인핫이슈] 가상자산 시장 '최악의 11월'...네이버·두나무 합병 임박
- JP모건·씨티 데이터 유출 후폭풍…비탈릭 부테린 "프라이버시, 기능 아닌 위생"
- 양자 저항 암호화폐 시총 90억달러 돌파…블록체인 보안 대전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