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로니카 2025 전시회장 내 중국 기업 부스가 다수 위치하고 있다. 해당 홀 외에도 다수 중국 공동관이 마련됐다. [사진: 석대건 기자]](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11/606247_561767_4558.png)
[뮌헨(독일)=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독일 메쎄뮌헨 전시장 내 18일(현지시간) 개막한 프로덕트로니카 2025 현장 곳곳에는 붉은 색의 대형 'China' 배너들이 눈에 보였다. A1홀부터 B4홀까지 곳곳에 자리잡은 중국 기업들 부스에는 정부 지원을 받았다는 표식이 선명했다.
한 중국 참가기업 관계자는 "부스 비용 5만위안(약 900만원) 중 절반 정도를 정부에서 환급받는다"며 "유럽 기업들의 요구사항에 맞는 제품을 선보여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가 자국 기업을 위해 마련한 부스들이다. CCPIT는 중국 기업들의 해외 전시 참가 정보를 총괄하는 기관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번 전시회를 중국의 전자 제조 장비가 내수 시장을 넘어 특히 전기차 및 반도체 패키징 분야와 같은 유럽 하이엔드 시장으로 진출하는 중요한 교두보로 평가하고 있다.
전시관 B2홀 361번 부스. 일본 이바라키현이 마련한 공동관에서는 에이조스, 야마토정기 등 8개 중소기업이 AI 기반 공정 최적화 솔루션과 친환경 솔더 페이스트를 선보이고 있었다. 이바라키 중소기업 글로벌 추진 기구가 주도한 이 공동관은 현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운영되고 있다.
대만전기전자공업협회(TEEMA)도 'Taiwan Pavilion'을 통해 PCB와 SMT 제조 설비 기업들의 유럽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었다.
반면 한국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프로덕트로니카 2025에는 한국 기업 17개가 참가했지만, 모두 개별 부스로 흩어져 있었다.
한 한국 참가기업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수출 지원 사업이 있긴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는 해당사항이 없었다"며 "현지 대사관이나 무역관의 지원도 기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작은 기업이 아니라서 공동관에 들어가지 않는다"면서도 "정부 지원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덕트로니카는 1975년 시작해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전자제조 전문 전시회다. 격년으로 열리는 이 행사에는 50개국 1600개 기업이 참가해 SMT,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 등 전자제조 전 분야의 최신 기술을 선보인다. 특히 EU가 430억유로를 투입한 '유럽칩스법(EU Chips Act)' 추진과 맞물려 프로덕트로니카는 아시아 기업들의 유럽 시장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중국 공동관, 대만 공동관, 일본 이바라키현 공동관 [사진: 석대건 기자]](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11/606247_561769_4839.png)
이에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CCPIT가 주도한 중국관에는 자동화 장비와 필름 검출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부스 비용의 절반을 환급받는 직접 지원 외에도 현지 마케팅과 바이어 연결까지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었다.
오히려 기업 대접에 대한 비교까지 됐다. 지난해 한국에서 전시회에도 참가했다는 한 중국 참가기업 관계자는 "여기(유럽)서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정부 지원 덕분에 부담 없이 유럽 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자체가 직접 나섰다. 이바라키현은 '이바라키 중소기업 글로벌 추진 기구'를 통해 현내 유망 기업 8개사를 선발해 공동관을 구성했다. 반도체 제조 공정 최적화 솔루션, 3D 비전 및 로봇 제어 기술, 정밀 가공 부품, 운송 로봇, 정밀 스프링, 자동화 솔루션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의 유럽 시장 진출을 지원했다. 이번에는 이바라키현 외에도 후쿠오카현도 지역 내 기업을 위한 공동관을 열었다.
대만은 전기전자공업협회(TEEMA) 주도로 매년 'Taiwan Pavilion'을 운영하며 체계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TEEMA에 따르면 PCB와 SMT 제조 설비 분야 강점을 앞세워 유럽 공급망 진입을 목표로 활동 중이다. 국가관 형태로 주요 위치를 차지하며 자국 기업들의 유럽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CHINA'도, 'Taiwan'도, 'JAPAN'도 있는데...'KOREA'는 없다
유럽이 반도체 자립을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 지금이 한국 전자제조 기업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경쟁국들이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전방위 지원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 가운데, 한국만 개별 기업들의 노력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자제조 산업의 패러다임이 단순 조립에서 AI 기반 자동광학검사(AOI), 레이저 정밀 가공, 스마트 물류(AGV) 등 고부가가치 장비 중심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기술과 시장 내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프로덕트로니카 관계자는 "중국은 국가공동관이 맞고 일본은 이바라키와 후쿠오카 지역전시관을 꾸렸다"며 "대만도 공동관을 꾸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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