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하르트 파이퍼(Reinhard Pfeiffer) 메쎄뮌헨 CEO가 프로덕트로니카 2025 개막에 앞서 미디어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석대건 기자]](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11/605854_561430_3518.jpeg)
[뮌헨(독일)=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독일 뮌헨에서 세계 최대 전자제조 전문 전시회 프로덕트로니카 2025가 18일(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50주년을 맞은 올해 행사에는 52개국 16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날 개막에 앞서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라인하르트 파이퍼(Reinhard Pfeiffer) 메쎄뮌헨 CEO는 "1975년 94개 기업으로 시작한 프로덕트로니카가 반세기 만에 글로벌 전자제조업의 중심 무대로 성장했다"며 "특히 올해는 해외 기업 비중이 57.9%로 전년 대비 3%포인트 증가하며 국제화가 더욱 가속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1981년 이미 667개사가 21개국에서 참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며 "80년대 자동화, 90년대 디지털 통합, 2000년대 칩 소형화, 2010년대 인더스트리 4.0 등 매 시대 기술 트렌드를 주도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미디어 컨퍼런스는 단순한 행사 소개를 넘어 글로벌 전자부품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뮌헨메세 CEO와 독일전기전자산업협회(ZVEI), 독일기계공업협회(VDMA) 대표들이 나서 시장 데이터와 업계 전망을 분석해 전달했다.
특히 미국과 아시아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유럽이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지, AI 시대 제조업의 변화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AI가 제조업 판도 바꾼다"...독일서 본 전자산업 미래
미국과 아시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전자부품 시장에서 유럽의 현실은 냉정하다. 클레멘스 오테(Clemens Otte) 독일전기전자산업협회(ZVEI) 상무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지역별 격차를 분석했다.
오테 상무는 "2024년 전자부품 세계시장이 7000억달러에서 9000억달러로 급성장했지만 지역별 편차가 극명하다"며 "북미는 45%, 중국과 아시아태평양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반면 유럽은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고 일본은 사실상 제로 성장"이라고 진단했다.
동시에 자국의 독일 전기·디지털 산업의 위상과 도전을 동시에 언급했다. 오테 상무는 "독일 전기·디지털 산업은 연매출 2230억유로, 90만명 고용으로 자동차, 기계에 이은 3대 산업"이라면서도 "2024년 생산, 매출, 수주, 수출 모두 감소했다가 2025년 들어 매출 2.4%, 수주 4.2%, 수출 2.6% 증가로 겨우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격차 원인은 AI와 데이터센터 수요다. 오테 상무는 "반도체가 전체 전자부품 시장의 80%를 차지하는데, 이 중 2500억달러가 데이터센터용"이라며 "특히 엔비디아 한 기업이 1500억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AI 반도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은 데이터센터 수요로, 중국과 아시아는 전기차와 가전제품 전 분야에서 강한 성장을 보였지만 유럽은 전기차 보조금 중단과 재생에너지 재고 조정이 겹치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덕트로니카 2025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참관객 [사진: 석대건 기자]](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11/605854_561431_3621.jpeg)
이러한 유럽의 상황은 한국 전자제조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기회가 되고 있다. 엥글레 박사는 "독일 전자제조장비 업계가 인력 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핵심 기술력은 유지하려 한다"며 "이는 검증된 기술을 가진 아시아 파트너와의 협력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한국 17개 기업들은 AI 기반 검사장비, SMT 자동화, 클린룸 기술 등 유럽 업계가 필요로 하는 핵심 분야에서 경쟁력을 현지에서 선보인다. 써모아이, 파멕스, 고영, 펨트론 등이 참가해 검사장비 분야의 고정밀 열화상 솔루션과 3D 검사 시스템, SMT 자동화 장비, 실시간 재고 모니터링 시스템 등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선보인다. 특히 클린룸과 ESD 제어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50년 이상 축적한 기술력을 선보이며 유럽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유럽이 2030년까지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20%로 끌어올리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의 선진 제조 기술과 장비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한국 기업들의 유럽 진출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 기업에 기회...유럽 반도체 확대에 협력 수요↑
프로덕트로니카 혁신상 수상작들도 이러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총 79개 출품작 중 6개 부문에서 선정된 기업들은 모두 차세대 제조 기술을 선보였다. 케이블·코일·하이브리드 부문 수상사 코맥스(Komax)는 와이어 가공 자동화를 한 단계 끌어올린 AIC 품질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SMT 부문 쿠르츠에르사(Kurz Ersa)는 전기차와 그린에너지용 고성능 전자부품 제조를 위한 반자동 프레스핏 장비 버사핏원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AP&S인터내셔널이 습식 공정의 정밀도와 자동화를 극대화한 박스 클리너 '클린서프 자동화'로, PCB·EMS 부문에서는 슈미트그룹이 대형 기판에서도 반도체 수준의 정밀도를 구현하는 CMP 솔루션 '인피니티라인 L+'로 각각 선정됐다.
특히 주목할 기술로는 검사·품질 부문 수상사 팔리트로니카(Palitronica)의 하드웨어 사이버보안 기술과 미래시장 부문 엑스플레인데이터(Xplain Data)의 설명 가능한 제조 AI 기술이다. 마이클 하프트 엑스플레인데이터 CEO는 "우리의 인과관계 AI 기술은 복잡한 생산 공정을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목표 지향적으로 최적화한다"며 "이것이 바로 제조업에 필요한 AI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이 유럽은 기술 혁신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파이퍼 CEO는 "EU가 430억유로 규모의 칩스법을 통해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현재 9%에서 2030년 20%로 끌어올리려 한다"며 "이번 전시회의 3대 핵심 주제인 어드밴스드 패키징, 파워 일렉트로닉스, 보안 반도체가 바로 이런 목표를 위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프로덕트로니카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전자제조업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플랫폼"이라며 "기술 혁신 주기가 짧은 분야일수록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AI 시대 제조 현장의 혁신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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