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팔리(Jim Farley) 포드 CEO [사진: 포드]
짐 팔리(Jim Farley) 포드 CEO [사진: 포드]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경쟁사 전기차(EV)를 직접 분해해 분석한 결과, 충격을 받았다며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기차 전략을 전면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일렉트릭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팔리 CEO는 팟캐스트 ‘오피스 아워스: 비즈니스 에디션(Office Hours: Business Edition)’에 출연해 "테슬라 모델3는 물론 여러 중국산 전기 차량들을 분해한 후 매우 겸허해졌다.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포드는 자동차 업계의 통상적 '리버스 엔지니어링' 과정에서 머스탱 마하-E(Mustang Mach-E)의 배선 길이가 테슬라 모델 3보다 약 1.6km, 거의 1마일 더 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 경쟁사 차량을 해체했을 때도 비슷한 수준의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팔리 CEO는 "전기차를 포기하면 중국에 시장을 내줄 수 밖에 없음을 깨달았다"며 "이를 계기로 포드의 전기차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업체들이 서구 브랜드에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중국에서 전기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전기차를 장려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에 발을 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전기차에서 물러날 수 없다"며 "그 기회를 중국에게만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발견은 곧 행동으로 이어졌다. 포드는 더 작은 배터리와 더 적은 재료를 필요로 하는 작고 저렴한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으며, 차세대 전기차가 현재의 머스탱 마하-E와 F-150 라이트닝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발전된 모델이 될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

팔리 CEO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우리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7만~8만달러대 전기차보다 더 저렴한 모델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포드는 새로운 저가형 전기차 플랫폼 및 생산 시스템인 포드 유니버셜 EV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보다 저렴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포드는 오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3만달러대 중형 전기 픽업트럭도 개발 중이며, 중국 CATL과 협력해 저비용 LFP 배터리를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WSJ 보도에 따르면, 포드는 현재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일시 중단하고 전기 픽업트럭을 완전히 폐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포드는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업체와 마찬가지로 향후 몇 달 동안 전기차 판매 둔화에 대비하고 있다. 팔리 CEO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기차 판매 둔화를 예상하며, 단기적으로 전기차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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