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K-비자 도입은 글로벌 인재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사진: 셔터스톡]
중국의 K-비자 도입은 글로벌 인재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중국이 글로벌 기술 인재 유치를 위한 'K-비자'를 도입하며 미국 H-1B 비자와의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인용한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H-1B 비자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은 이를 기회로 삼아 첨단 산업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전략이다.

K-비자는 기존 R-비자와 달리 취업 제안을 받지 않아도 신청할 수 있으며, IT,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분야 인재를 대상으로 한다. 이는 미국 내 외국인 학생·학자 대상 비자 요금 인상(신규 H‑1B 신청자 10만달러)과 같은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내에서 H‑1B 비자 요금이 인상되면서 일부 비미국인 전문가와 학생들은 중국을 포함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촨대학 국제관계학 전공 석사생인 바이카시 칼리 다스는 "미국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은 H‑1B 비자를 기대했지만, 현재는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으며, 바이슈나비 스리니바사고팔란과 같은 IT 전문가 역시 "K-비자는 미국 H-1B 비자의 대안으로 좋은 선택"이라며 중국 취업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AI, 반도체,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드래곤플라이의 바바라 켈레멘 아시아 총괄 이사는 “중국은 미국의 이민 정책 강화가 자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 내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인재 유치가 국내 청년층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상하이옵서버는 외국 기술 인재 유입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언어 장벽과 인터넷 검열 시스템(만리방화벽) 등 중국 내 취업 환경의 한계도 여전하다. 2023년 기준 중국 내 외국인 근로자는 71만1000명에 불과하며, 미국은 여전히 연구·개발과 영어 사용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싱가포르 이민 컨설팅업체 디잔 시라의 데이비드 스테파트 국장은 "미국은 여전히 이민자들에게 더 명확한 영주권 경로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인도 출신 니킬 스와미나탄도 "중국의 K-비자가 매력적이지만, 인도와 중국의 정치적 관계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H-1B 비자 정책을 강화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서구 경제권이 더 많은 인재를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오폴리티컬스트래티지의 마이클 펠러 수석 전략가는 "미국이 자충수를 두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인재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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