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애뉴얼 포럼에서 KAIST 김재경 교수가 연구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11/603494_559513_1633.jpg)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가 12년 간 닫아둔 문을 열었다. 미래기술육성사업 애뉴얼 포럼을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하며 1조1419억원 규모의 민간 R&D 지원 성과를 대외에 알리기 시작했다. 단순한 포럼 공개를 넘어 삼성이 기술 중심 경영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미래기술육성사업 2025 애뉴얼 포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러한 기술 공개 전략의 변화는 삼성이 그동안 축적한 연구 성과를 사업화 단계로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880개 과제 중 상당수가 이미 제품 개발 단계에 진입했거나 창업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이제 이들 기술의 구체적인 활용 가능성을 외부에 적극 알리며 투자 확대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실제 제품화 가능성이 높은 기술들로 선보였다. 미래기술육성사업은 과제 선정부터 기술 사업화까지 'End-to-End' 육성 패키지를 제공해 현재까지 65개 연구과제를 창업으로 연결시켰다.
예를 들어 KAIST 김재경 교수의 생체시계 수학적 모델링 연구는 이미 갤럭시워치8의 AI수면코치로 탑재됐다. 사람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취침과 기상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이다.
서울대 김장우 교수가 2015년 제안한 데이터센터 과부하 해결 시스템반도체 기술은 AI 성능 향상에 따른 서버 간 병목현상을 해결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으며 2022년 '망고부스트' 창업으로 이어졌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 투자 확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방향성도 주목할 점이다. 서울대 윤태영 교수가 창업한 프로티나는 2014년부터 5년간 지원받아 고속 항체 스크리닝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고, 지난 7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서울대와 함께 AI 기반 항체 신약 개발 국책과제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DGIST 조용철 교수의 신경 재생 연구, 서울대 강찬희 교수의 노화 전이 현상 연구도 미래 헬스케어 사업 초석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10대 유망기술 발표…데이터센터·헬스케어 투자 확대 예고
삼성의 기술 기반 사업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포럼에서 발표된 10대 유망기술에는 스마트 열관리 솔루션, AI 기반 배터리,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 등 데이터센터 관련 핵심 기술들이 포함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조직 개편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은 정현호 부회장 용퇴와 함께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전환했다.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8년간 비상조직으로 운영된 TF가 박학규 사장 체제 하에 전략팀, 경영진단팀, 피플팀으로 구성된 정식 조직으로 자리잡았다.
비상조직에서 상시조직으로의 전환은 미래 먹거리 발굴과 투자가 체계화된다는 신호다. 정 부회장의 용퇴는 삼성전자가 3분기 매출 86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주가도 10만원을 넘어서는 등 위기를 넘긴 시점에서 이뤄졌다.
연말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단행된 이번 변화는 새로운 리더십 하에서 삼성이 준비해온 미래 기술들을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사업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사업지원실 공식 출범으로 기술 투자의 속도와 규모는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와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LOI(의향서)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11/603494_559515_1823.jpeg)
◆ STC 2025 AI·오픈소스 대거 편성...개방형 혁신 전환
삼성이 공개한 유망기술들은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삼성테크컨퍼런스(STC) 2025의 세션 구성과도 맞닿아 있다. STC2025에서는 'AI-Powered Agents', 'Agentic AI 기반 NOS 운영 자동화', 'AI로 진화하는 무선 자원 스케줄러' 등 AI를 활용한 인프라 최적화 기술들이 대거 소개될 예정이다.
미래기술육성사업 애뉴얼 포럼이 예고편이라면, STC 2025에서는 구체적인 기술 방향성이 공개될 전망이다. STC 2025 세션을 보면 전체 40여개 세션 중 AI 관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생성형 AI가 빅데이터를 만났을 때', 'AI기반 Assistant Platform', '감이 아닌 데이터로: 삼성월렛 RAG 챗봇 품질 개선기' 등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기술 세션을 예고했다. 특히 보안 분야와 AI를 결합한 'AI Agent를 활용한 Security Operation', '안전한 스마트폰을 위한 AI기반 탐지 기술' 등도 선보인다.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STC 2025에서는 전경훈 삼성전자 DX부문 CTO(사장), 권정현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상무, 김상하 삼성리서치 상무, 황용호 삼성리서치 상무, 권호범 삼성리서치 상무가 주요 연사로 키노트를 진행한다. [사진: 삼성전자]](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11/603494_559517_201.png)
헬스케어 투자 확대 신호도 뚜렷하다. 'AI-Powered Health Ecosystem: Samsung Health SDK Suite' 세션이 예정돼 있고, 초음파 시스템 SW 플랫폼 개발도 소개된다. 이는 앞서 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 지원한 프로티나의 성공 사례는 삼성이 바이오 분야 투자를 늘릴 가능성을 시사한다. 10대 유망기술에 포함된 '디지털 헬스케어', 'AI 기반 바이오 치료제'도 같은 맥락이다.
오픈소스 전략도 대서 선보이며 기존 삼성 기조였던 폐쇄적 개발에서 벗어나 개방형으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시사했다. 특히 STC 2025에서는 짐 젤린 리눅스 파운데이션(Linux Foundation) CEO가 'Open Source in the Age of AI'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며 AI 시대 오픈소스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Tizen 10: Core Competitiveness and Agentic AI', 'AI 오픈소스 기여에서 배우는 개발자의 성장 이야기', 'Atlantis 오픈소스 프로젝트' 등 관련 세션을 대거 편성했다.
5G/6G 통신 기술도 핵심 영역이다. 'AI for RAN: AI 기반 통신 기지국 최적화', '기지국에 딱 맞는 AI모델: On-Site Training과 추론 가속화' 등은 통신 인프라에 AI를 접목한 사례다. 고려대 신원재 교수의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연구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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