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3분기 실적 요약 [사진: 카카오]
카카오 3분기 실적 요약 [사진: 카카오]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카카오가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톡비즈 광고가 6개 분기 만에 두 자릿수 성장을 회복하고 자회사 수익성 개선이 맞물리면서 영업이익률이 4년 만에 10%에 도달했다. 이제 안정화된 사업 기반 위에 챗GPT for Kakao를 출시하며 AI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본격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3분기 매출액 2조866억원, 영업이익 208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하며 2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9% 급증하며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톡 광고 6개 분기 만에 두 자릿수 반등...자회사 수익성 대폭 개선

3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조598억원을 기록했다. 핵심 사업인 톡비즈 광고 매출은 3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하며 6개 분기 만에 두 자릿수 성장을 회복했다.

비즈니스 메시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 성장을 견인했다. 금융 업종을 중심으로 발송 메시지 형태를 지속 확장하고 카드사와 지역화폐 중심의 민생 지원 소비 쿠폰 발송량이 늘어난 결과다. 그동안 주춤했던 디스플레이 광고도 광고 지면 상품성을 개선하고 상품 라인업을 다각화하면서 5개 분기 만에 반등했다.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즈니스 메시지는 발송 광고주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기존 광고주들의 메시지 발송량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선순환 구간에 진입했다"며 "4분기 톡비즈 광고 매출의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은 여유 있게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9월 카카오톡 개편 이후 새로운 지면에 최적화된 신규 상품 라인업의 효과는 3분기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3분기 카카오 광고 사업은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9월에는 월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플랫폼 기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4527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는 금융 자회사의 매출 성장과 데이터 기반 플랫폼 서비스가 견조한 성장을 보이며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커머스 통합 거래액은 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성장했다. 선물하기 내 자기구매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1조2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픽코마는 선별적인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진행해 엔화 기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뮤직 매출은 주요 아티스트의 견조한 성과에 저연차 아티스트 성장세가 더해지며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5652억원을 기록했다.

챗GPT가 만든 '챗GPT for Kakao' 이미지 [사진: 챗GPT]
챗GPT가 만든 '챗GPT for Kakao' 이미지 [사진: 챗GPT]

◆챗GPT 출시 10일 만에 200만명...체류시간 4분까지 증가

카카오는 10월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카나나 in 카카오톡'과 오픈AI와 공동 개발한 '챗GPT for Kakao'를 출시하며 AI 생태계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챗GPT for Kakao는 출시 10일 만에 이용자 200만명을 돌파했다. 일활성 이용자 1인당 평균 체류 시간은 출시 10일 차 기준 약 4분까지 증가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의 사용성이 단순한 메시징을 넘어 탐색과 검색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카카오톡 전체 체류 시간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에이전트 '카카오 툴즈'를 통해 이용자는 복잡한 메뉴 탐색이나 앱 간 전환 없이 원하는 작업을 즉시 실행할 수 있다. 현재 카카오맵, 선물하기, 멜론이 연동돼 있으며 조만간 금융과 모빌리티 특화 에이전트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9월 단행한 카카오톡 개편 이후 이용자 체류 시간도 증가했다. 개편 전 3분기 평균 대비 개편 이후 일평균 체류 시간은 24분대에서 26분에 근접한 수준까지 늘었다. 그동안 하향 안정화되고 있던 체류 시간이 처음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친구 탭과 지금 탭에서 개편 이후 체류 시간이 3분기 평균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에이전틱 AI로 신규 매출원 확보...내년 외부 파트너 생태계 확대

카카오가 궁극적으로 선보이고자 하는 것은 AI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수립하면서 상황과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하는 에이전틱 AI다.

정신아 대표는 "에이전틱 AI는 맥락 속에서 이용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수많은 에이전트들을 조합해 더 나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나나 in 카카오톡은 온디바이스 AI 모델을 활용해 이용자의 니즈를 안전하게 파악하고 요청 전에 먼저 필요한 정보나 액션을 능동적으로 제안한다. 챗GPT for Kakao에서는 이용자가 필요할 때 직접 AI 에이전트에게 정보나 액션 수행을 요청할 수 있다.

카카오는 'Play MCP'와 'AI 에이전트 빌더'를 통해 누구나 에이전틱 AI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정신아 대표는 "내년부터는 이용자들이 매일 자주 이용하는 주요 버티컬 파트너와는 직접 생태계 참여를 논의하고 중소 파트너는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동시에 공략할 계획"이라며 "이미 커머스와 금융, 여행을 포함한 핵심 파트너들로부터 관심과 협업 문의가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4분기 중 친구 탭 개편을 완료하고 맞춤형 폴더 기능을 강화해 나간다. 현재 AI 요약하기 서비스를 안 읽은 폴더에 적용해 반응을 살펴보고 있으며 사용성이 입증되면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정신아 대표는 "올해는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단하게 다지는 작업을 완료했다"며 "내년부터는 AI가 코스트 센터가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신규 매출원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하나씩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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