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시황 (PG) [일러스트 : 연합뉴스]
국내 주식 시황 (PG) [일러스트 : 연합뉴스]

지난달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 후 랠리를 이어가면서 거액을 굴리는 '큰손' 개미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들어 3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1억원 이상 대량 주문은 하루 평균 2만8729건으로 9월(1만8957건)보다 52% 늘었다.

지난달 개인의 일평균 대량주문 건수는 지난 2021년 8월(3만4543건) 이후 4년 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올해 1월 1만6129건 수준이던 일평균 개인 대량주문 건수는 2월 2만1319건으로 늘었으나 감소세로 돌아서 4월 1만34건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러다 5월 1만2769건, 6월 2만3192건까지 '반짝' 늘었으나 다시 감소세로 전환, 8월과 9월 1만8000건 수준으로 내려선 바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한 달간 코스피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기대와 미국 기술주 훈풍 등에 19% 급등했다.

지난달 개인의 1억원 이상 대량 주문이 가장 많이 몰린 종목은 삼성전자로 집계됐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들어 30일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의 대량 주문 건수는 총 6만243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미국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 대상 납품을 공식화한 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치맥 회동' 후 상호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하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주문 건수가 4만3787건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기대에 더해, 지난달 역대 최대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영향이다.

한미 원전 협력 프로젝트 '마누가(MANUGA)'에 대한 수혜 기대감에 원전주인 두산에너빌리티(2만9116건) 역시 3번째로 많이 주문했다.

뒤이어 네이버(1만8235건), 한화오션(1만7489건), 삼성SDI(1만3270건), 한미반도체(1만2980건), 현대차(1만855건) 등 순으로 주문이 많았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주의 주도주 지위도 지속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침체 우려는 적지만 추가 경기 둔화 방지를 위해 주요국들의 완화적 통화 정책이 이어지면서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 정책에 의해 수요가 발생하는 기존 주도주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할 것이다. 반도체 등 인공지능(AI) 인프라 위주의 투자 전략이 내년에도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장기화로 주요 고용지표 발표가 지연되는 가운데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할 경우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주시해야 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상승장의 주요 동력은 미국 금리 인하 사이클과 AI(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이었는데, 두 상승 동력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둔화할 경우 일부 주가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관세 협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이 모두 끝났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물가와 고용 데이터에 시장이 주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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