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APEC CEO 서밋 2025'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석대건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APEC CEO 서밋 2025'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석대건 기자]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공지능(AI) 허브로 지목했다.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31일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2025' 특별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젠슨 황 CEO는 "한국이 매우 특별한 시기에 있다"며 AI 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 요소인 소프트웨어 역량, 과학기술 전문성, 제조 역량을 모두 갖춘 국가로 평가했다.

젠슨 황 CEO는 특히 AI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설명하며 한국의 전략적 위치를 강조했다. 젠슨 황 CEO는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일을 수행하는 기술"이라며 "엑셀이나 파워포인트처럼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와 달리 AI는 실제 업무를 대신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IT 산업이 수조 달러 규모라면 AI는 100조 달러 규모의 세계 산업을 다룰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산업에서 선순환 구조가 이미 시작됐다고도 평가했다. 젠슨 황은 "올해 AI가 수익성을 확보했다"며 "AI 품질이 향상되면서 더 많은 사용자가 이용하고, 사용량 증가가 수익으로 이어지며, 이는 다시 더 많은 AI 팩토리 건설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6개월간 AI 추론과 사고 능력 향상했다며 AI 발전 속도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엔비디아의 협력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이 가진 산업적 요소를 꼽았다. 젠슨 황 CEO는"세계에서 극소수 국가만이 AI 성공에 필수적인 세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한국은 소프트웨어 전문성, 깊은 과학기술 역량, 제조 능력을 모두 보유한 국가"라고 평가했다. 

◆젠슨 황 CEO "전 세계에 AI 팩토리 세워질 것" 전망

차세대 피지컬 AI인 로보틱스 분야에서 특히 유리한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피지컬 AI는 로봇, 자율주행차 등 현실 세계에서 인간처럼 시각과 언어를 이해하고 물리적 행동을 수행하는 AI를 의미한다.

젠슨 황은 "로봇이 로봇을 조율하고, 로봇인 제품을 생산하는 미래가 AI의 미래"라며 "한국은 기술 역량, 소프트웨어 역량, AI 역량과 함께 놀라운 제조·산업 기반을 갖춘 국가"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AI 팩토리 개념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젠슨 황 CEO는 "AI는 소프트웨어와 달리 에너지를 변환해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이 필요하다"며 "전기나 인터넷처럼 AI 팩토리가 전 세계에 건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시스템인 그레이스 블랙웰은 무게 2톤, 150만개 부품으로 구성되며 12만 와트를 소비하는 거대한 슈퍼컴퓨터다.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국-엔비디아 "30년 파트너십, 이제 AI 국가 여정 함께"

이날 연설에 앞서 젠슨 황은 이재명 대통령과 접견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네이버 이해진 의장이 동석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수도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며 "블랙록, 오픈AI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아태 지역 AI 허브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확대를 발표하며 총 26만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도입 계획을 공개했다. 젠슨 황 CEO는 "한국을 세계 최대 GPU AI 인프라 보유국 중 하나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협력을 넘어 AI 설계, AI 팩토리 구축, 디지털 트윈 개발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며 5만개 GPU를 도입한다. SK그룹과도 HBM 메모리 협력과 함께 공장 디지털 트윈 구축, 5만개 GPU AI 팩토리 건설을 추진한다. 현대자동차와는 자율주행차 개발과 로봇 공장 구축을 위해 5만개 GPU를 도입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기존 협력을 확대해 6만개 GPU로 인프라를 늘리기로 했다. 

젠슨 황 CEO은 "엔비디아가 한국에 진출한 지 30년이 됐다"며 "지난 30년간 엔비디아를 환영해준 한국에 감사하며, 이제 한국이 AI 국가가 되는 여정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하며 연설을 마쳤다.

키워드

#엔비디아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