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진: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 전사 실적 개선과 함께 비메모리 부문도 동반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의 턴어라운드가 주목된다. 선단공정 양산 능력 입증, 역대 최대 수주 실적, 가동률 개선을 통한 적자폭 축소 등은 모두 긍정적 신호다. 미국 테일러 팹 가동과 2나노 양산 본격화로 2026년 흑자 전환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처음으로 참석한 강석재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강 부사장은 "2나노 대형 고객 수주 등 선단공정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86조1000억원, 영업이익 1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160%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8%, 영업이익은 32.5% 늘었다.

3분기 파운드리 사업은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보였다. 강 부사장은 "일회성 비용이 감소하고 라인 가동률 개선 및 원가 절감 효과가 반영되면서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미중 제재 리스크로 일부 거래선 판매에 영향이 있었음에도 미주 주요 고객사 판매 확대와 메모리 제품 판매 증가로 매출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파운드리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도 지웠다. 강 부사장은 "2나노 1세대 공정을 적용한 첫 제품의 양산을 시작했다"며 선단공정 양산 능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2나노 2세대 공정 개발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HPC 및 모바일향 응용처 수주를 2나노, 1.4나노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미국 반도체 부흥과 함께...테일러 팹 2026년 본격 가동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는 파운드리 사업의 중장기 전략도 구체화됐다. 강 부사장은 "미국에 현재 구축 중인 테일러 신규 팹은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다양한 고객들에게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정책과 함께 움직이겠다는 전략이다.

투자 계획도 탄력적으로 조정됐다. 올해는 양산 투자를 기존 라인 전환 및 보완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전년 대비 투자 규모가 감소했지만, 2026년은 테일러 팹 건설 마무리와 설비 투자, 2나노 2세대 및 1.4나노 CIS 등 신공정 양산 준비로 투자를 24년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강 부사장은 "고객 확보와 연계한 탄력적 설비 투자 집행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수익성 중심 운영을 강조했다.

4분기 전망도 밝다. 강 부사장은 "2나노 신제품 양산과 HPC 및 오토향 제품, 그리고 메모리 제품 공급의 확대를 통해 매출을 확대하겠다"며 "가동률 향상을 기반으로 실적도 지속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머추어 공정에서도 스페셜티 공정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오토모티브 등 다양한 응용처로 고객 기반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은모바일 시장이 정체 국면에 머물더라도 AI 및 HPC 응용처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 부사장은 "4나노, 2나노 공정의 양산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선단 공정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2나노는 안정적 수율 확보를 기반으로 2세대 공정 신제품 양산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진만 사장·파운드리사업부장 [사진: 삼성전자]
한진만 사장·파운드리사업부장 [사진: 삼성전자]

◆시스템LSI도 프리미엄 중심 전략 주효

시스템LSI 사업도 실적 개선의 조짐을 보였다. 원영만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업계 최초로 0.5마이크로미터 초미세 픽셀을 구현한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출시를 강조하며 기술 리더십을 과시했다. 3분기에는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라인업에 SoC를 안정적으로 공급했다.

다만 시장 전반의 재고 조정과 계절적 수요 둔화로 실적은 정체됐다. 원 상무는 "미국의 관세 리스크에 대비해 수요를 선반영해 재고를 축적했던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하반기 들어 재고 소진에 나서면서 전반적인 수요가 약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4분기에는 주요 고객사 프리미엄 라인업 중심의 공급 확대를 추진한다. 원가 절감 활동도 지속해 수익성 개선과 실적 방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2026년 전망도 신중하지만 긍정적이다. 원 상무는 "엑시노스의 공정 조기 안정화 및 성능 확보를 통해 주요 고객사의 핵심 모델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미지센서는 2억 화소 및 나노프리즘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박준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고객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품의 견조한 수요와 신제품 출시 영향에 따라 판매가 확대됐다"며 "IT OLED 채용 확대로 인한 판매 증가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게이밍용 QD-OLED 모니터 수요가 지속 확대되며 전분기 대비 모니터 판매가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2026년에는 신규 8.6세대 IT OLED 라인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 IT OLED 대세화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 "기술 격차를 확대하기 위해 폴더블 제품 완성도 향상과 AR 디바이스에 대응하는 차별화 기술인 저전력, 고속 구동 등을 활용하겠다"고 전략을 제시했다.

다만 미중 기술 경쟁 심화와 미국 정부의 반도체 관세 정책 등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은 여전한 변수다. 강 부사장도 "수요 변동성이 상존할 전망"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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