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트먼 오픈AI CEO [사진: 셔터스톡]
샘 알트먼 오픈AI CEO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오픈AI가 유력 테크 기업들과 빅딜을 통해 추진하는 최대 1조5000억달러 규모의 AI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에 대한 테크판의 관심이 뜨겁다.

워낙 야심만만한 비전을 담고 있다 보니 비즈니스 측면에서 현실성이 있겠느냐는 시선도 나온다.

자본 제휴가 섞여 있는 협력 방식부터 의사 결정 프로세스까지 빅딜이 성사되기까지 과정도 전통적인 비즈니스 문법과는 많이 달라 보인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외부 자문 없이 몇몇 내부 인사들에 의존하며 단기간에 엔비디아, 오라클, AMD, 브로드컴들과  연쇄적으로 대규모 AI인프라 계약을 추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샘 알트먼은 금융 자문사 및 변호사들과 협의 없이 그렉 브록먼 오픈AI 사장, 사라 프라이어 CFO, 피터 호셸레(Peter Hoeschele) 인프라 파이낸싱 총괄 등 몇몇 측근들에 의지해 잇단 빅딜을 진행했다.

샘 알트먼은 투자 라운드를 진행할 때 씨티그룹 출신인 마이클 클레인과 많은 논의를 진행해왔지만 이번 칩 거래들에선 클레인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FT가 오픈AI와 가까운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픈AI가 최근 진행한 거래들은 3월 AI 클라우드 제공업체 코어위브와 테스트한 모델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오픈AI는 코어위브와 119억달러 규모 컴퓨팅 파워 계약을 맺으면서 코어위브 주식 3억5000만달러치를 받았다. 이 계약은 이후 22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됐고 코어위브 가치도 3배 뛰었다.

이후 진행된 일련의 거래들은 칩 회사들이 오픈AI에 먼저 접근하면서 시작됐고 샘 알트먼과 상대방들 간 신뢰에 의존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엔비디아는 오픈AI가 10GW 규모 자사 GPU에 최대 3500억달러를 쓰는 조건으로 오픈AI에 1000억달러까지 투자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두 회사 모두 외부 자문 없이 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샘 알트먼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오랜 인연이 있고 늘 긴밀하게 소통하는 사이로 이번 거래 역시 두 사람 주도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AMD와 협상은 오픈AI에 최적화된 칩을 제작하는 것과 관련한 수년 간 논의 끝에 성사됐다. 

양사 거래는 오픈AI가 6GW 규모 AMD 칩을 구입하는 대신 오픈AI는 AMD 주식을 주당 1센트에 사서, 회사 지분을 10%까지 가질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이 골자.

리사 수 AMD CEO가 적극적으로 제안하면서 협상이 본격화됐다는 후문이다.

오픈AI는 오라클과는 5년간에 걸쳐 3000억달러 규모 클라우드 사용 계약을 맺었다. 2024년 당시 오라클에서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OCI) 사업을 이끌던 클레이 마고요크 오라클 CEO가 오픈AI에 먼저 접근하면서 최종 빅딜로 이어졌다.

오픈AI발 빅딜을 놓고 주변에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보도에서 낙관적인 투자자들에게 이는 윈윈(win-win)으로 보일 수 있지만 동시에  AI 생태계가 거품 상태이며 기업 간 상호 보조와 의존 없이는 확장 불가능하다는 회의론자들에게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픈AI와 빅딜 이후 상대 기업들은 주가사 상승하는 혜택을 봤지만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재무 측면에서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FT는 이와 관련돼 있는 한 관계자를 인용해 "샘 알트먼 등은 거래 과정에서 재무적으로 구체적인 조건 보다는 기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오픈AI가 엔비디아, 오라클, AMD 등과 맺은 다년 계약은 여러 옵션들에 기반하고 있어 상황이 바뀌거나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규모가 축소될 수도 있다. 오픈AI 경영진들은 가능한 많은 칩을 제조하고 개발하는 것이 목표고, 재무적인 세부사항은 이후 조율해도 된다는 입장이라고 FT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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