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자전거의 USB-C 도입은 고출력 충전기의 부족, 비용 문제, 제조사의 보수적인 접근이 주요 장애물이다. [사진: Reve AI]
전기 자전거의 USB-C 도입은 고출력 충전기의 부족, 비용 문제, 제조사의 보수적인 접근이 주요 장애물이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USB-C로 충전되는 전기 자전거가 이제 2대로 늘었다. 기존 앰플러 바이크의 노바(Nova)에 이어 최근 리비안(Rivian)에서 분사한  마이크로모빌리티 스타트업 알소(ALSO)가 USB-C 충전이 가능한 첫 전기 자전거를 공개하며 새로운 흐름에 합류했다.

27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일렉트릭에 따르면 USB-C가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헤드폰, 심지어 애플의 최신 액세서리까지 보편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 자전거 업계는 여전히 배럴 플러그, XLR 잭, 로젠버그, 독점 마그네틱 포트 등 다양한 커넥터를 고수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관리해야 할 전용 충전기가 하나 더 늘어난 것으로, 이를 분실할 경우 제조사를 통해서만 대체품을 구할 수 있다.

일렉트릭은 USB-C가 이미 전동 공구부터 드론까지 모든 것을 충전하는 데 사용되는 상황 속에서 전기 자전거 업계 판도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USB-C는 표준화돼 있고 쉽게 구할 수 있으며 법적으로도 요구되고 있다. USB 파워 딜리버리(PD) 3.1 출시로 240W까지 지원하며, 2~4암페어(A)로 충전하는 많은 통근용 전기 자전거에 충분하다. 이는 고출력 듀얼 배터리 팻 타이어 모델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일반 전기 자전거에는 적합하다.

앰플러 바이크 노바 [사진: 일렉트렉]
앰플러 바이크 노바 [사진: 일렉트렉]

안전성과 편의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크다. 기존 전기 자전거 화재 사고는 배터리 결함이 아니라 호환되지 않는 충전기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48V 충전기를 36V 자전거에 연결하거나, 저가 충전기를 사용해 과전류가 흐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와 달리 USB-C 충전 시스템은 배터리 내부에 DC-DC 부스트 컨버터를 내장해 적절한 전압만 허용하기 때문에, 잘못된 충전기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USB-C는 방수 기능이 뛰어나고 UL 인증에도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어 기존 충전 단자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USB-C 도입이 더딘 이유도 있다. 전기 자전거 배터리를 충전하려면 최대 240W 출력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USB-C 충전기는 65W~100W 수준이다. 고출력 충전을 위해서는 적절한 USB-C 케이블이 필요하며, 제조사들은 DC-DC 컨버터를 배터리에 내장하는 추가 비용을 부담하기 꺼린다. 저가형 전기 자전거 시장에서는 비용 절감이 큰 이슈이기 때문에, 많은 제조사가 기존 충전 방식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전기 자전거 제조사가 자체 배터리를 설계하지 않고, 중국 배터리 제조사의 선택에 의존하는 것도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소와 앰플러가 USB-C를 도입한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향후 USB-PD(파워 딜리버리) 규격이 발전하면, 더 많은 전기 자전거가 USB-C 충전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단 2대뿐이지만, 2026년쯤에는 전기 자전거 업계도 USB-C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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