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일 경제연대와 성장지향형 규제 전환을 통한 저성장 해법을 제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6일 유튜브 삼프로TV, 언더스탠딩, 압권 3개 채널 연합 인터뷰에서 APEC CEO 서밋의 중요성과 한국 경제 성장 전략을 밝혔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으로 APEC CEO 서밋 의장을 맡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APEC 정상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APEC 회원국 정상이 모여 많은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 회장은 "향후 몇 년간 미중 문제가 어떻게 풀릴지를 짐작할 가늠자가 될 자리"라고 설명했다. APEC CEO 서밋은 1700여명이 참여하는 행사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인이 방문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 공식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옛날처럼 WTO 체제로 자유무역이 회복되기는 어렵다"며 "60년대부터 이어져 온 수출 중심 경제 성장 공식이 이제는 관세로 인해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성장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호무역주의 시대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 첫 번째 해법으로 한일 경제연대를 제시했다.  경제 블록화와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최태원 회장은 "일본과 협력하면 6조달러 규모의 시장을 창출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며 "세계 4위 규모의 경제 블록을 형성해 대외 여건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성장지향형 규제 전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중소기업을 무조건 보호하는 정책은 낡은 방식"이라며 "성장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별로 핵심 공급망을 강화하고, 반도체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 정책으로는 AI 투자와 해외 인재유입, 메가샌드박스 도입도 제안했다.

최태원 회장은 AI 분야를 새로운 기회로 봤다. 미국과 중국의 AI 주도권 경쟁에 대해 "양국은 AI 투자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계속된다 하더라도 해야 할 투자는 해야 한다"며 "AI 분야에서 뒤처지는 것은 큰 리스크가 될 수 있으며 관련 투자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중장기 전략으로 메가샌드박스 도입을 제안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역에 메가샌드박스를 만들어 AI 실험장과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며 "해외 인재가 일정 기간 국내에 머무르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그린카드 등 제도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제조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마진이 높은 소프트 상품과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은 "선친이신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께서는 국가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말씀을 늘 하셨다"며 "기업은 단순히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주체가 아니라 공동체와 함께하고 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