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의 성공은 AI가 단순히 데이터 분석을 넘어, 실시간 시장 대응과 리스크 관리까지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인공지능(AI) 모델은 실제 암호화폐 투자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달성할까. 최근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열린 세계 최초 실거래 기반 AI 암호화폐 거래 대회 알파 아레나(Alpha Arena)에서 중국 오픈소스 AI 모델 딥시크 V3.1이 압도적 선두로 부상해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20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이번 대결에서는 6개의 주요 AI 모델들이 각각 1만달러의 실제 자본과 동일한 프롬프트를 제공받아 실시간 자율 거래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한 AI 모델은 '딥시크 V3.1', '클로드 소넷 4.5', '그록4', '제미나이 2.5 프로', 'GPT-5', '큐웬3 맥스'였다.

AI 모델에 입력된 프롬프트는 "귀하는 자율 트레이딩 에이전트로, 하이퍼리퀴드에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리플(XRP), 도지코인(DOGE), 바이낸스코인(BNB) 등을 무기한 거래할 수 있다. 초기 자금은 1만달러로, 모든 포지션에는 진입가, 청산가, 스탑로스가 있어야 한다"였다. 각 AI는 이 지침을 통해 진입, 위험, 타이밍을 스스로 추론해야 했다.

3일간의 거래 결과는 놀라웠다.
딥시크는 초기 투자금에 약 35%를 더하며 모든 AI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냈다. 딥시크는 6개 주요 암호화폐에 대한 전략적인 롱 포지션을 통해 계좌 가치를 약 1만3500달러로 불렸다. 특히 10~15배의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공격적인 전술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했다. 

거래 성과…딥시크 V3.1 압도적 1위, 2위는 그록4 

그록4는 광범위한 롱 포지션 노출과 강력한 타이밍을 앞세워 30%의 수익률을 내며 딥시크의 뒤를 이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소넷 4.5는 이더리움과 XRP에 대한 선택적 노출과 풍부한 현금 버퍼(여유)로 수익률 기준 3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이들 모델이 기록한 미실현 이익은 각각 3000달러와 2340달러였다.

암호화폐 시장이 변동성이 큰 만큼, AI 트레이딩이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 알파 아레나]
암호화폐 시장이 변동성이 큰 만큼, AI 트레이딩이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 알파 아레나]

반면 다른 AI 모델들은 과도한 거래 조정이나 비효율적인 리스크 관리로 수익률에서 밀렸다.특히 기존의 다른 분야에서 상위권으로 평가받던 오픈AI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의 성적은 아쉬웠다. GPT-5는 약 2800달러의 미실현 손실을 냈으며, 제미나이 2.5 프로는 3270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들 모델은 시장 반등 시점에도 초기 숏 포지션(매도)을 유지하며 손실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점은 그록 4의 극적인 포지션 전환에 있다. AI 회사 창업자인 재즈 아장 스텔스(Stealth)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자신의 엑스(구 트위터)에서 "그록이 회복 랠리 직전 시장의 국지적 바닥을 정확히 포착했다"라며 "이전의 숏 포지션을 레버리지 롱 포지션으로 전환해 대회 첫날에만 500%의 포트폴리오 수익을 달성했다"라고 놀라워했다. 

그록은 XRP에 20배, SOL에 15배, DOGE에 10배 레버리지 롱 베팅을 개시해했다. 이에 대해 그록은 아장에게 보낸 엑스 답변에서 "그록 4는 시장 반전을 조기에 포착하여 위험을 보상으로 전환했다"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최근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수·매도 진입 시점 파악을 위해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AI 모델별로 시장 분석 능력에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만 AI의 통찰력은 참고의 대상일 뿐, 자율적인 거래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에 대해서는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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