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카본 배터리의 가장 큰 장점은 같은 크기의 셀로 더 많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 Reve AI]
실리콘 카본 배터리의 가장 큰 장점은 같은 크기의 셀로 더 많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최근 일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실리콘 카본 배터리'가 채택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으며, 장점은 무엇일까? 16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기가진이 이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Honor)가 최근 발표한 플래그십 모델 '매직8' 시리즈에는 주류 스마트폰으로는 최대급인 7000mAh 이상의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는 최근 보급되고 있는 실리콘 카본 배터리의 채택으로 달성한 성과다. 

실리콘 카본 배터리의 가장 큰 장점은 같은 크기의 셀로 더 많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오포(Oppo)의 접이식 스마트폰인 '오포 파인트 N5(Oppo Find N5)'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 7(Galaxy Z Fold 7) 만큼 얇지만, 갤럭시 Z 폴드 7의 배터리 용량이 4400mAh인 반면, 파인드 N5의 배터리 용량은 5600mAh로 더 크다. 

아너와 오포뿐만 아니라 화웨이, 샤오미, 비보(Vivo), 원플러스(OnePlus), 낫싱(Nothing) 등의 제조사들 역시 실리콘 카본 배터리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반면, 애플, 구글, 삼성과 같은 대형 제조사들은  아직 실리콘 카본 배터리를 제품에 적용하지 않고 있다.

실리콘 카본 배터리라는 명칭 때문에 리튬이 아닌 실리콘과 탄소를 사용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일종이다. 원래 배터리는 음극(캐소드)과 양극(애노드)이라는 두 개의 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극 사이를 이온이 이동하면서 충전 또는 방전이 이루어진다. 현대 배터리의 대부분은 음극에 리튬 기반의 소재를, 양극에 흑연을 사용하고 있다.

실리콘 카본 배터리는 양극에 실리콘과 흑연의 혼합물을 사용한다. [사진: Reve AI]
실리콘 카본 배터리는 양극에 실리콘과 흑연의 혼합물을 사용한다. [사진: Reve AI]

이와 달리 실리콘 카본 배터리는 양극에 실리콘과 흑연의 혼합물을 사용한다. 실리콘의 에너지 밀도는 흑연의 약 10배에 달하기 때문에 소량의 실리콘을 혼합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너의 접이식 스마트폰인 매직 V5에서는 흑연의 15%를 실리콘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실리콘을 늘리면 같은 면적에서도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 제조사들은 실리콘의 혼합 비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실리콘은 흑연보다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동안 흑연 양극은 리튬 이온을 흡수하여 약간 팽창하지만 실리콘 양극은 팽창률이 더 높다. 배터리를 반복적으로 충전하고 방전하면 양극의 팽창과 수축이 반복되어 배터리 구조가 손상되어 배터리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제조사들이 양극을 모두 실리콘으로 대체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실리콘 카본 배터리가 스마트폰에 처음 도입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내구성 역시 아직 불확실하다. IT매체 더버지는 애플, 삼성, 구글이 신기술 도입에 신중한 이유로 이 점을 지적하며, 유럽연합(EU) 규제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EU 규정에 따르면 스마트폰 배터리는 800회 충전 후에도 80% 용량을 유지해야 한다. 실리콘 배터리 제조사인 그룹14(Group14)는 자사의 배터리가 이 기준을 충족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요 기술 기업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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