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아메리카 [사진: 삼성SDI]
삼성SDI 아메리카 [사진: 삼성SDI]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한국 배터리 3사의 3분기 실적이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에 따라 엇갈린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업계는 단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 확대와 구조조정을 통한 중장기 회복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미국 30D 보조금 소멸을 앞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3분기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액 5조5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1%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1.6% 증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전기차용 중대형 전지 매출이 15% 감소하지만 소형 전지와 ESS가 이를 상쇄한다. DS투자증권은 테슬라향 물량 회복으로 소형 전지 매출이 8% 개선되고, 미국 내 ESS 공급 본격화로 9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AMPC(첨단제조세액공제)는 3816억원으로 22% 감소하지만 그럼에도 AMPC 제외 영업이익 흑자는 유지된다.

2025년 연간으로는 매출액 22조8000억원, 영업이익 1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4.3% 증익할 전망이다. DS투자증권은 ESS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2분기 손익분기점 돌파 후 연내 5% 이상의 수익성 달성을 예상했다. 테슬라 모델YL과 모델3+ 신차 효과로 중국 및 국내 수혜도 기대된다.

다만 4분기 수요 급감이 예상돼 GM의 추가 재고 확보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혼다가 미국 전기차 생산 축소를 발표하면서 합작법인인 LH배터리컴퍼니의 램프업 지연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DS투자증권은 미국 30D 보조금 소멸 이후 수요 수준이 실적 개선폭을 결정할 것으로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경 [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경 [사진: LG에너지솔루션]

◆"ESS가 살린다" 라인 전환·가동률 개선 확대으로 26년 이후 회복 모색

삼성SDI는 3분기 매출 3조1000억원에 영업적자 3256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전분기 대비 적자 폭은 줄었지만 유럽 고객으로부터 받은 수요 부진 보상금 1000억원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성 변화는 제한적이다. 북미 합작공장 가동률 부진으로 AMPC는 31억원에 그쳐 전분기 664억원 대비 크게 감소한다.

감소세가 크지만 이후 실적 기대를 노리고 있다. 4분기부터는 북미 합작공장의 첫 번째 라인이 유럽향으로 전환되고 두 번째 라인에서 ESS 생산이 시작된다. 삼성증권은 이에 따라 가동률 개선과 함께 AMPC 규모가 967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 역시 장기적으로 AI 수요 촉발에 영향을 받은 데이터센터향 ESS를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ESS 사업부 비중이 2026년과 2027년 전사 영업이익의 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ESS 사업부문 가치는 2027년 예상 EBITDA에 목표 EV/EBITDA 15배를 적용해 13조원으로 평가했다. 북미 ESS 부문에서 유의미한 고객사 확보가 추가되면 중장기 사업 가치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사진: SK 배터리 아메리카]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사진: SK 배터리 아메리카]

SK온은 3분기 영업적자 152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856억원 감익될 전망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전분기 높은 가동률에 따른 고객사 재고 증가로 조지아 SKBA 가동률이 하락하고,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부품 상호관세 부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 BOSK(헝가리 공장) 라인 가동에 따른 초기 비용도 반영될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3분기 영업적자를 4142억원으로 전망하며 더 비관적 시각을 제시했다. 10월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앞두고 현대차가 배터리 재고 소진에 집중하고, BOSK 1기 진입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4분기까지도 부진한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엔무브와의 합병에 따른 영향도 있다. 지난 7월 SK이노베이션은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및 8조원 규모 자본 확충 전략을 발표했다. 합병 전 재무투자자가 보유한 SK온 지분 3조6000억원을 매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각 유상증자에는 주가수익스와프 계약을 활용해 차입금이 증가하지 않는 재무 개선 효과가 있으나, 이자비용 부담은 여전하다. 하나증권은 주가 상승 여력은 BOSK 가동률 정상화와 실적 기여를 확인한 이후 발생할 것으로 판단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