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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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올해 4분기 디램(DRAM)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오른다. 특히 모바일 LPDDR5X의 경우 최대 20% 상승하며 PC, 서버 등 모든 응용 분야에서 가격이 오른다. AI 추론 수요 확대로 대용량 메모리 공급이 타이트해지면서 가격 상승세는 2026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트렌드포스(TrendForce)가 2026년 1분기 디램(DRAM) 가격 전망치를 발표하며 2025년 4분기 디램 가격을 전방위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PC부터 서버, 모바일까지 모든 응용 분야에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상승치는 최대 20%까지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PC의 블렌디드 평균판매가격(ASP)은 기존 플랫에서 3~8% 상승으로 상향됐다. 서버용 블렌디드 ASP는 기존 플랫에서 5~10% 상승으로 크게 상향 조정됐다. 모바일 부문은 LPDDR4X가 기존 3~8%에서 15~20% 상승으로, LPDDR5X는 플랫에서 8~13% 상승으로 각각 조정됐다.

GDDR과 소비자용 DDR 역시 상향 조정됐다. 컨벤셔널 디램 가격 전망치는 기존 0~5% 상승에서 8~13% 상승으로 변경됐다. 낸드(NAND) 부문에서는 eMMC와 UFS 계약 가격이 5~1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제조사의 계약 협상도 새롭게 이뤄지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사에 4분기 LPDDR4X와 LPDDR5/5X 같은 DRAM 제품의 계약 가격을 15~30% 이상 인상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마이크론(Micron)도 DDR4와 DDR5 가격을 20~30% 인상할 것으로 전했다.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AI 응용이 학습에서 추론과 엣지 디바이스로 전환되면서 대용량 디램과 낸드 플래시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이 타이트해졌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생산 능력을 DDR5와 HBM으로 전환하면서 DDR4 생산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DDR4 생산 능력은 2026년에 올해 대비 20%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수요는 여전히 강한 상황이다. DDR4 가격은 올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번 가격 인상 흐름은 연말까지 지속되고 2026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 근거로 AI가 생성하는 대량의 데이터가 데이터센터 스토리지의 글로벌 인프라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특히 대용량 QLC SSD 출하량이 내년에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SSD는 읽기와 쓰기 속도가 빨라 자주 접근하는 핫 데이터와 웜 데이터에 주로 사용된다. 니어라인 HDD와 비교해 QLC SSD는 성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전력 소비도 약 30% 낮다.

그동안 데이터센터의 전통적인 계층형 스토리지 아키텍처에서 HDD는 기가바이트당 비용이 낮아 콜드 데이터 스토리지를 지배해왔다. 여기서 콜드 데이터는 백업 파일과 기록 자료 등 자주 접근하지 않지만 장기 보관해야 하는 데이터셋을 말한다. 최근 추론 AI 응용 분야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콜드 데이터 스토리지 수요까지 급증하고 있다.

◆HDD 부족에 QLC SSD 출하 급증 전망...eSSD 가격도 상승 전망

스토리지 제품군에서도 가격 변동이 일고 있다. 구글(Google)과 오라클(Oracle) 같은 기술 대기업들은 AI 인프라를 확대하고 고성능 추론 응용으로 전환하면서 대용량 스토리지 제품 수요를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대용량 HDD의 리드타임은 현재 52주까지 연장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 공급업체들은 니어라인 SSD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HDD와의 현재 가격 격차를 4~5배에서 약 3배로 줄여 고객 채택을 유도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주요 HDD 제조업체들이 최근 몇 년간 생산 능력을 확대하지 않아 AI가 주도하는 급격한 스토리지 수요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미 CSP들은 웜 데이터 워크로드를 위해 SSD 채택을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HDD 부족에 따라, 일부 제공업체는 콜드 데이터에 SSD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전했다. 대규모로 채택하기에는 여전히 비용과 공급망 제약에 따른 문제가 있지만, 그럼에도 수요는 늘고 있다.

그러나 대용량 제품 생산 능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공급업체들은 대폭적인 가격 인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구매자와 판매자 간 가격 협상이 예상되며 기업용 SSD 계약 가격은 2025년 4분기에 전분기 대비 5~1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서버 분야에서 비롯된 강한 수요가 3분기뿐만 아니라 2017~2018년 투자했던 서버와 데이터센터 메모리의 사용 연수 기한을 감안하면 2026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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