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기업들 생성형AI 활용은 여전히 내부 업무 효율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외부 고객을 상대로한(B2C) 서비스를 AI 에이전트로 구현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B2C에 AI에이전트를 투입하기에는 이런저런 걸리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B2C를 겨냥한 AI에이전트는 여전히 리스크가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여전히 많다.
이런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은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 기반으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개인화된 뷰티 상담을 제공하는 AI 뷰티 카운슬러(AI Beauty Counselor, AIBC)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아모레퍼시픽에서 CDTO (Chief Digital Technology Officer)를 맡고 있는 홍성봉 상무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26일 개최한 AI 트랜스포메이션위크 행사에 참석해 AI 뷰티 카운슬러 개발 과정 및 향후 비전을 공유했다.
한마디로 B2C AI 에이전트 개발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홍 상무에 따르면 시행착오와 '삽질' 적지 않았다고.
아모레퍼시픽이 뷰티 카운슬러를 개발하며 직면한 문제는 크게 안정성, 안전성, 품질 3가지였다. 안정성은 고객에게 빠른 응답을 제공하는지, 또 안정적으로 답변하는지가 핵심이다. 안전성은 개인정보보호를 포함해 민감한 내용이 언급되는 것을 막는 것이 골자다.
품질은 AI에 대해 높아진 고객들 기대를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홍 상무는 "요즘 사용자들은 올해 휴가 며칠 남았냐고 묻지 않는다. 예를 들면 내가 18년차에 연봉이 얼만데 지금 시점에서 퇴직금 DC와 DB 어떤 것로 하는게 좋은지, 장점이 뭔지 물어본다"면서 "난이도 있고, 맥락이 복잡한 질문들에 매끄럽게 답을 하는 건 까다롭다. 5%도 오류를 허용해서는 된다"고 말했다.
홍 상무에 따르면 거대 언어 모델(LLM) AI에이전트는 3가지 이슈 모두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거대 언어 모델(LLM)을 그냥 가져다 쓰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를 고려해 아모레퍼피식은 내부 시스템을 AI에이전트에 최적화시킬 수 있는 백엔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홍 상무는 "엔터프라이즈급 AI 에이전트를 구현하려면 백엔드 시스템도 AI 못지 않게 중요하다"면서 "결국 마이크로서비스(MSA) 경험자, 백엔드 개발자들이 다시 필요해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제공하는 AI 뷰티 카운슬러를 개발하며 실제로 백엔드 아키텍처를 재설계했다. 서브 트랜잭션 안정화, 캐시 확장, HA 기능 재구성, 콜백 로직 리팩토링 등이 모두 활용됐다. 백엔드 아키텍처 역량은 신뢰할 수 있는 AI 품질을 확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홍 상무는 "속도와 안정성 강화를 위해 시스템 아키텍처를 최적화했다, 메모리 관리, 오케스트레이션, 멀티 에이전트 병렬 처리, 및 프로프트 최적화를 통한 속도 향상, 특화된 기능별 멀티 에이전트와 폴백(Fallback)으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답변의 안전성 관련해서는 법무·리스크·CS·개발조직이 모두 참여하는 레드팀 체계를 상시 운영하며 대응했다.
LLM이 생성하는 추론 과정 전반을 감시하고, 이상 응답을 사전에 탐지하는 LLM 옵스(LLM Ops) 체계도 구축했다. 홍 상무는 "고객 질문은 생각보다 더 다양하며, 민감한 답변에 대한 제어가 필요하다. 브랜드와 고객을 보호하는 서비스 내 가드레일과 부서간 운영 체계 구축이 필수"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AI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레임워크인 시맨틱 커널(Semantic Kernel)도 비정상적인 답변을 줄이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사람과 AI 에이전트 간 협업 네트워크를 AI 에이전트 비전으로 보고 있다.
홍 상무는 "AI를 동료로 인식하고, 전문가와 에이전틱AI가 자연스럽게 협업하는 환경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복잡한 제조업 밸류체인에서 단일 에이전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뷰티 산업 영역별로 특화 에이전트들을 최적화해 기업 전문 인력이 협업하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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