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도쿄게임쇼 2025 출품작 [사진: 넷마블]
넷마블 도쿄게임쇼 2025 출품작 [사진: 넷마블]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일본 '도쿄게임쇼(TGS) 2025'가 한국과 중국 게임사들의 서브컬처 게임 각축장으로 떠올랐다. 서브컬처 장르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한국과 중국 개발사들이 직접 경쟁하는 구도다.

25일 개막하는 도쿄게임쇼 2025는 규모부터 예년과 다르다. 총 1138개 기업이 참가하며 이중 615개가 46개국에서 온 해외 기업이다. 4159개 부스는 작년 3252개 대비 27.9%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전체 전시 면적도 25.5% 확대됐다. 

특히 한국과 중국 게임사들이 대거 서브컬처 게임을 들고 참가하는 것이 눈에 띈다. 서브컬처 장르의 경우 일본에서 검증을 통과하면 글로벌 시장 확장이 수월해진다는 업계 통념이 각국 게임사들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한국 게임사들은 일본 지적재산권(IP) 활용작과 자체 개발작을 고루 출품한다.

넷마블은 전 세계 5500만부 판매를 기록한 '일곱 개의 대죄' 기반 '일곱 개의 대죄:오리진'을 52개 시연대를 갖춘 단독 부스에서 선보인다. 2000년 창사 이후 첫 도쿄게임쇼 단독 참가다. 이와 함께 2013년 인기작 '몬스터 길들이기'의 후속작인 '몬길: 스타 다이브'도 공개한다. 

컴투스는 인기 TV 애니메이션 '도원암귀' IP 기반 신작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를 TGS에서 최초 공개한다.

자체 개발작으로는 스마일게이트가 7년 만에 TGS에 복귀해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와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를 동시 출품한다. 엔씨소프트도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로 내년 글로벌 출시를 앞둔 자체 IP를 검증받는다. 네오위즈는 모바일 RPG '브라운더스트2'로 참가한다.

넷이즈게임즈 '무한대' [사진: 넷이즈게임즈]
넷이즈게임즈 '무한대' [사진: 넷이즈게임즈]

중국 게임사들도 다양한 신작을 출품한다. 넷이즈게임즈는 어반 오픈월드 RPG '무한대'를 메인으로 내세운다. '무한대'는 24시간 살아 숨쉬는 거대 도시를 배경으로 높은 자유도가 특징이며, PC, 플레이스테이션5, 모바일 등 멀티플랫폼으로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리프라인은 글로벌 흥행작 '명일방주'의 세계관을 확장한 3D 전략 RPG '명일방주: 엔드필드'를 역대 최대 규모 부스에서 선보인다.

'타워 오브 판타지'를 개발한 호타 스튜디오는 어반 판타지 서브컬처 신작 '이환'을 시연 가능한 상태로 공개한다. 만쥬는 '팰월드'와 유사한 플레이 방식으로 주목받은 '아주르 프로밀리아'를 내놓는다.

이처럼 한국과 중국 게임사들이 일본에 집중하는 것은 이중적 구조를 가진 일본 시장의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자국 IP와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해외 게임사들이 성공하기 어려운 반면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확장되면서 진입 기회가 늘어났다. 시장 규모도 매력적이다. 일본 게임 시장은 480억달러로 세계 3위를 기록하며 한국(134억달러)의 3.6배에 달한다.

한국 게임사들의 성공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2월 기준 글로벌 누적 매출 6억5000만달러를 돌파했고,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는 대형 업데이트마다 현지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한다. 이런 성과는 한국 서브컬처 게임의 일본 시장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성공 가능성이 입증되면서 한국과 중국 게임사들의 일본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국의 투자 배경을 서로 다르게 분석하고 있다.

한국 게임사들의 경우 중국 시장의 규제 강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판호 발급 지연과 콘텐츠 제약이 늘어나면서 대안 시장으로 일본에 주목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내수 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확장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중국 게임사들은 다른 접근을 보인다. 자국에서는 서브컬처 콘텐츠에 대한 제약이 있지만, 일본에서 서브컬처 게임을 먼저 검증받아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서브컬처 본고장에서 인정받으면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도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도쿄게임쇼는 서브컬처의 본고장에서 서브컬처 게임을 이용자들에게 보여주고 검증받는 자리"라며 "10여년 전 일본 문화를 좋아했던 글로벌 청소년들이 이제 구매력이 있는 30대가 됐기 때문에 서브컬처 게임 장르는 앞으로도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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