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알리바바 합작. [사진: 챗GPT]
신세계 알리바바 합작. [사진: 챗GPT]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가 50%씩 공동지배하는 합작법인(JV) 설립을 조건부 승인했다. 한중 대형 합작법인의 탄생으로 쿠팡·네이버 양강 구도인 이커머스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거래 규모로 국내 3위권 도약

합작법인은 거래 규모 면에서 이커머스 3위권으로 도약이 가능하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법인의 별도 매출을 공시하고 있지 않으나 연간 추정 거래액(GMV)은 약 2조5000억원, 이를 토대로 추정한 매출은 25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G마켓의 GMV는 14조원, 매출은 9612억원을 냈다. 두 플랫폼을 합쳐 연간 17조원, 매출 1조2000억원 규모로 몸집이 커진다. 

이는 국내 3위 규모다. 지난해 쿠팡은 매출 41조2901억원의 매출을 기록, 추정 GMV는 55조원 이상이다. 네이버쇼핑은 2조9230억원의 매출을 기록, 추정 GMV는 약 50조원이다.

이병건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18일 신세계와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설립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병건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18일 신세계와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설립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글로벌 물류망으로 쿠팡 견제

G마켓-알리 연합이 알리바바의 글로벌 물류망과 3~5일 직배송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울 경우, 직구·역직구 영역에서 쿠팡의 단독 강점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국내 당일·새벽배송 인프라에서는 쿠팡의 우위가 여전한 만큼,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신세계와 손잡더라도 단기간에 로켓배송 수준의 인프라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가격 경쟁과 글로벌 셀러 유입 확대 측면에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변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오픈마켓 생태계서 정면대결

오픈마켓(스마트스토어) 사업자인 네이버는 지마켓·알리 연합과 광고·결제·멤버십을 아우르는 생태계 수익에서 직접 경쟁할 전망이다. 

G마켓의 셀러 60만명·2000만개 상품이 알리바바의 200개국 판매망으로 진출할 경우, 역직구 시장을 겨냥한 국내 셀러들의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사진: G마켓]
[사진: G마켓]

네이버 쇼핑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AI 기반 광고도 알리바바의 초개인화 AI 추천·글로벌 광고 솔루션의 도입으로 광고 효율·성과 면에서 경쟁을 피하기 어렵다.

신세계와 알리바바는 JV 승인 직후 "한국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해 우수한 한국 상품의 해외 판매를 늘리겠다"며 양사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는 상품 선택의 폭을 크게 늘려주고 첨단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 보호와 글로벌 진출이 성패 가를 것

공정위는 두 플랫폼의 결합을 고객·셀러 데이터 분리 관리를 조건으로 승인했다. 합작사는 지마켓·옥션과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소비자 정보를 기술적으로 차단하고, 양측 데이터베이스를 교차 활용하거나 분석 결과를 우회 공유하지 못하도록 의무를 진다. 이용자가 명시적으로 동의하지 않으면 다른 플랫폼에서 데이터가 활용될 수 없다. 또 이를 감독하기 위해 독립적 이행감독위원회가 3년간 주기적으로 점검·보고한다.

데이터 독립성 유지라는 핵심 과제를 지키면서 JV가 글로벌 판매 확대(싱가포르·베트남·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5개국)를 실현할 경우, 국내 플랫폼 중심의 이커머스 판도를 국제형 구도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액 자체는 쿠팡·네이버와 격차가 크지만, 글로벌 물류·AI·셀러 풀을 보유한 알리바바와 결합했다는 점이 변수"라며 "알리의 글로벌 물류망을 활용한 3~5일 직배송이 본격화하면 직구·역직구 양쪽에서 파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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