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서도 전기차가 주행 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사진: Reve AI]
폭염 속에서도 전기차가 주행 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사진: Reve AI]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전기차는 극한 환경에서 주행거리가 급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섭씨 44도의 폭염 속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까. 

14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인사이드EV는 영국 자동차 전문지 왓카(What Car?)가 스페인 남부에서 섭씨 44도까지 치솟는 폭염 속에서 테슬라 모델3, 기아 EV3, 시트로엥 e-C3를 대상으로 주행거리 테스트를 진행한 내용을 보도했다. 그 결과, 테슬라 모델3이 WLTP 기준 대비 44% 주행거리 감소를 기록하며 세 모델 중 가장 큰 성능 저하를 보였다.

테슬라 모델3은 실제 주행거리 244마일(약 392km)에 그쳤는데, 이는 WLTP 기준 436마일(약 702km) 대비 44% 줄어든 수치다. 기아 EV3는 WLTP 기준 362마일(약 582km)에서 32% 감소한 246마일(약 396km), 시트로엥 e-C3는 199마일(약 320km) 대비 28.7% 줄어든 142마일(약 228km)을 기록했다. 특히 테슬라 모델3은 기아 EV3보다 실제 주행거리가 더 짧아지는 결과를 보여 주목됐다.

충전 성능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테슬라와 기아는 폭염 속에서도 충전 속도가 크게 저하되지 않았으며, 테슬라는 9%에서 80%까지 32분 만에 충전(공식 기록 27분)했고, 기아는 10%에서 80%까지 31분 만에 충전(공식 기록 28분)했다. 반면, 시트로엥 e-C3는 50킬로와트(kW) 충전기에 연결됐음에도 최대 38kW 속도로만 충전돼 3%에서 80%까지 충전에 74분이 소요됐다.

테슬라의 주행거리 감소폭이 컸던 이유로는 모델3의 대형 글래스 루프가 꼽혔다. 폭염 속에서 실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에어컨 가동량이 크게 늘어나며, 그만큼 배터리 소모가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실험은 전기차가 혹한뿐 아니라 폭염과 같은 고온 환경에서도 주행 효율이 크게 저하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향후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배터리 열관리 기술과 실내 냉방 효율성 개선이 필수적이며,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는 만큼 제조사들의 대응 속도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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