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SDI가 고용량 SBB 신제품을 미국 전시회에서 공개했다. 삼성SDI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북미 최대 에너지산업 전시회 'RE+(Renewable Energy Plus) 2025'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최적화된 차세대 배터리 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SBB(Samsung Battery Box) 신제품과 고출력 UPS용 배터리와 각형 배터리 기술력도 선보였다.

회사는 미국 ESS 시장 급성장에 맞춰 'All-American, Proven & Ready' 슬로건을 내걸고 차세대 SBB 제품 'SBB 1.7'과 'SBB 2.0'을 최초 공개했다. 이들 제품은 내년부터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내 ESS 보조금 수혜를 위한 현지 생산 조건 강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BB는 2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에 배터리와 안전장치를 설치한 전력용 ESS 배터리 솔루션이다. 독자 개발한 함침식 소화 기술(EDI, Enhanced Direct Injection)을 적용했다. AI 기반의 사전 고장 진단과 수명 예측 알고리즘도 포함됐다. EDI는 열폭주 발생 시 해당 배터리 모듈 내에 소화 약제를 직접 분사한다. 열 전파를 차단하는 기술이다.

SBB 1.7은 에너지밀도가 향상된 삼원계 NCA 배터리를 탑재했다. SBB 1.5 대비 컨테이너 사이즈는 같지만 용량은 6.14MWh로 약 17% 늘었다. 처음으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된 SBB 2.0도 공개됐다. 삼성SDI 고유의 각형 폼팩터에 차별화된 소재와 극판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LFP 배터리의 낮은 에너지 밀도를 극복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전시회 부스 중앙에는 UPS(무정전전원장치)용 고출력 배터리 'U8A1'이 전시됐다. U8A1은 지난 5월 독일에서 열린 '더 스마터 E 유럽 2025'에서 국내 업체 제품 중 유일하게 혁신상을 받았다. 고출력 및 고에너지 밀도 구현으로 기존 제품 대비 공간 효율을 33% 높였다. 

이를 통해 적은 수의 배터리로도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전력을 대응할 수 있다. AI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전력 품질을 안정화하는 기능도 있다. 삼성SDI의 UPS용 배터리는 각형 배터리 폼팩터에 LMO(리튬망간산화물) 소재를 적용했다. 미국 화재안전성 테스트(UL9540A)를 통과했다.

각형 존에서는 삼성SDI가 축적한 각형 배터리 기술력을 소개했다.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 타입의 구조로 내구성이 뛰어나다. 열전도도가 우수하며 벤트(Vent)와 퓨즈(Fuse) 등 안전성 강화 설계 기술들이 적용됐다. 화재 발생시 인접 셀로 열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No TP(No Thermal Propagation)' 기술도 적용됐다. 독자적인 열전파 성능 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구조 설계가 가능하고 Z-스태킹(Z-Stacking) 방식으로 높은 에너지밀도를 확보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 미국 시장에 최적화된 삼성SDI의 차별화된 ESS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축적된 각형 배터리 노하우와 현지 생산 역량을 통해 글로벌 최대 ESS 시장인 미국에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