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건설 현장을 둘러보는 이재용 삼성저자 회장 [사진: 삼성전자]](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09/589699_548596_4055.jpg)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그룹이 3개월 만에 해외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을 7조8487억원 줄였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재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성장 투자와 안정성 확보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공시한 계열회사간 채무보증 현황에 따르면, 삼성의 전체 보증 규모는 54조4330억원에서 46조5843억원으로 14.4% 감소했다. 이번 보증 감소는 삼성그룹이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해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분별한 보증 확대보다는 전략적 중요도에 따른 선택적 보증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우선 삼성이앤에이 태국 프로젝트 종료로, 현지 6개 프로젝트에 대한 보증 3조6000억원이 일시에 사라졌다. 삼성전자 전체 법인에 대한 보증도 8815억원 줄었으며, 삼성SDI 헝가리 법인 보증은 4164억원 감소했다. 삼성물산 캐나다 법인과 삼성중공업에 대한 보증도 각각 620억원, 112억원씩 줄어들었다.
지역별로 차별화된 전략이 주목할 만하다. 특히 고위험 지역인 튀르키예(터키)의 경우 채무잔액은 5069억원에서 1816억원으로 64% 줄었지만, 보증금액은 1조3800억원에서 1조2800억원으로 7% 감소에 그쳤다. 튀르키예 법인의 채무금액 대비 보증금액 비율이 706배에 달해 여전히 높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튀르키예에서는 현직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집권 아래 정치·경제적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법원이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이스탄불 지역 조직 지도부를 해산시키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8월 물가상승률이 33%를 기록하면서 4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이에 삼성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이 큰 지역에서는 보증을 통한 안전장치를 유지하면서도 실제 채무 규모는 축소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미국 내 핵심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보증은 유지했다. 스타플러스 에너지(StarPlus Energy)에 대한 5조2164억원 보증과 삼성전자 미국법인(SEA)에 대한 1조7335억원 보증은 변동이 없다. 이는 미국 배터리 사업 등 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특히 스타플러스 에너지는 미국 에너지부(DOE)에 제공하는 보증으로, 미국 정부와의 협력 사업인 만큼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 별도 관리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는 신규 프로젝트 진행에도 불구하고 보증이 계속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삼성이앤에이 프로젝트에 대한 총 1조5000억원 보증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중동 지역 특성상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많아 보증 규모가 크지만, 오일머니 기반의 안정적인 발주처가 많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헝가리 법인의 경우 채무금액 대비 보증금액 비율이 1.7배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보증 조정에서 4164억원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유럽 배터리 시장 확대에 따른 생산능력 증설을 뒷받침하는 보증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헝가리는 삼성SDI의 유럽 거점 역할을 하고 있어 전략적 중요성이 높다.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에 2017년 1공장, 2022년 2공장을 세웠다. 올해 6월 각 공장 증설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SDI 헝가리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 삼성SDI]](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09/589699_548597_4131.jpg)
◆올해부터 대규모 보증 순차적 만료 예정 "포트폴리오 재편 불가피"
삼성그룹은 내년 대규모 보증 만료를 앞두고 있어 추가적인 보증 감소가 예상된다.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만료되는 주요 보증으로는 삼성전자 아시아·중남미 법인, 삼성SDI 헝가리 법인, 삼성이앤에이 사우디 법인 등이 있다 특히 삼성SDI 헝가리 법인의 경우 2025년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보증이 만료될 예정이어서, 유럽 배터리 시장 상황에 따라 선별적 연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보증 만료 시점에서 삼성그룹은 각 지역별 리스크를 재평가하고 선택적 보증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확인된 지역에서는 보증을 연장하되, 불확실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보증 규모를 축소하거나 종료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헝가리 삼성SDI의 경우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세와 연계해 보증 재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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