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로봇이 피자를 서빙하고, 외계 행성을 탐사하며, 문어와 해파리처럼 수영하고, 인간처럼 코스프레하고, 심지어 수술까지 수행하는 시대다. 하지만 물 위를 걷는 로봇은 아직 생소한 개념인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의 생물학자 빅터 오르테가-히메네스가 개발한 '라호봇'(Rhagobot)은 그 해답을 찾았다.
2일(현지시간) IT매체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반수생 곤충인 라호벨리아(Rhagovelia)를 모방한 로봇인 라호봇은 물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며, 진화적 적응을 로봇으로 구현한 사례다. 라호벨리아는 중간 다리 끝에 부채꼴 부속지를 가지고 있어, 물의 움직임에 따라 수동적으로 열리고 닫힌다. 덕분에 물 위를 빠르게 미끄러지듯 이동할 수 있다.
라호봇은 기존 양서류 로봇과 차별화된다. 기존 로봇은 노처럼 큰 패드를 사용해 추진력을 얻지만, 라호봇은 얇은 소수성 다리를 활용해 표면 장력을 최소화하면서도 강한 추진력을 생성한다.
오르테가-히메네스는 라호벨리아의 구조와 기능을 면밀히 연구한 후, 물과 접촉할 때 자동으로 형태를 변화시키는 인공 부채를 개발했다. 이를 라호봇의 중간 다리에 장착하자, 물에 닿으면 즉시 확장되고 물 밖에서는 자동으로 닫히는 구조가 구현됐다. 추가적인 전력 공급 없이도 물의 움직임에 따라 부채가 변형되며 추진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연구팀이 라호봇이 기존 수면 로봇보다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교 실험을 진행한 결과, 라호봇은 기존 수면 로봇 대비 더 빠르게 이동하고 날카로운 회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
라호봇은 향후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폭풍이나 홍수 시 수색 및 구조 임무에도 투입될 수 있다. 다만, 센서와 전력을 추가할 경우 로봇의 무게 증가가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