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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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생성형 AI 확산으로 인터넷 공간에서 사람이 아닌 기계, 이른바 '봇'(Bot)이 갖는 존재감이 커지면서 인터넷 경험(UX)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으로 특정 작업을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 기술이 진화하면서 인터넷에서 사람 없이 봇들이 상호 작용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미디어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검색엔진최적화(SEO) 전문가들은 이미 웹사이트 방문자 절반 가까이가 사람이 아니라 봇일 것으로 파악하는 상황이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챗GPT는 하루 수십억 명과 대화하는 코스로 가고 있다"면서 " 챗GPT가 인류 전체가 하루 동안 하는 말보다 더 많은 말을 하게 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봇의 확산 속에 기업들이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도 달라지는 모양새다.

악시오스는 대표적인 사례로 이커머스를 예로 들었다. 지금은 사용자들이 여기저기 클릭하며 여러 판매자 상품과 가격을 비교하는데 익숙하지만 AI 기반 이커머스 환경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판매자들은 고객 개인 정보와 다양한 변수들에 맞춰 가격을 순식간에 바꿀 수 있다. 항공사인 델타 에어라인의 경우 이미 AI 티켓 가격 책정툴에 대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AI 개발사들은 AI 가격 책정 봇과 거래하는 소비자들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AI 기반 툴을 제공할 것이며, 결국 판매자와 구매자를 각각 대표하는 AI봇들이 맞붙는 장면이 연출될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같은 역학 관계는 채용, 교실, 데이터앱, 고객 서비스, 코딩 툴, 과학 연구에 이르는 분야로도 확산될 수 있다. 랜섬웨어 조직들은 이미 피해자와 협상에 챗봇을 활용하고 있으며, 다음 단계는 랜섬웨어 공격 피해자들이 대응 협상을 AI 에이전트에게 맡기는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봇의 확산 속에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들도 늘고 있다.

SEO를 넘어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가 주류로 부상할지도 그중 하나. 

SEO가 클릭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경쟁이었다면 GEO는 AI 챗봇에서 언급되기 위한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UX 엔지니어인 마이크 커티스(Mike Curtis)는 최근 미디엄에 공유한 글에서 "GEO는 단순히 순위 싸움이 아니라, AI라는 새로운 중간자가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에 서서 판을 바꿔버린 것이다"이라며 "제품 설명은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써야 한다. 마케팅 문구 대신 실제 기능과 해결 가능한 문제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악시오스는 GEO에서 핵심 중 하나는 AI가 AI 친화적인 페이지를 작성하는 것으로, 결국 봇이 봇을 위해 글을 쓰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봇은 기업들과 개인들 웹사이트와 앱  운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악시오스는 "서비스 제공업체들과 대형 조직들은 이미  웹사이트나 앱을 두 가지 버전으로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하나는 사람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AI 에이전트와 봇을 위한 것이다"고 전했다.

봇이 늘어날 수록 기존에 없었던 리스크도 부상하게 마련이다. 온라인 공간에서 봇들 간 상호작용이 확대될 수록 특정 웹사이트나 기업 내부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이해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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