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일봉 차트 [사진: 신한투자증권 웹젠 갈무리]
웹젠 일봉 차트 [사진: 신한투자증권 웹젠 갈무리]

[e겜스톡] 열한 번째 분석 대상은 '뮤' IP 20년 의존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웹젠입니다. 웹젠은 2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출시될 신작 3종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재평가의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PBR 0.8배  저평가 상황에서 웹젠의 변신 시나리오를 살펴보겠습니다. <편집자주>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웹젠이 20년간 지속해온 '뮤' 지적재산권(IP)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올해 2분기 매출 391억원(전년 동기 대비 -18.6%), 영업이익 62억원(-47.7%)으로 실적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하반기 출시될 신작 3종을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웹젠 주가는 52주 밴드(1만2210원~1만8950원) 내에서 움직이며 25일 1만4170원에 마감, 시가총액 4902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박스권 주가는 뮤 IP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신작 부재라는 구조적 한계에서 기인한다.

현재 웹젠의 과제는 명확하다. 전체 매출의 69%를 차지하는 뮤 IP 의존도를 낮추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5년 만의 자체개발 신작 'R2 오리진'을 비롯해 '드래곤소드', '뮤: 포켓나이츠' 등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뮤 69% 의존·R2M 소송 부담…해외 매출 51%가 방어

웹젠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은 뮤 IP 기반 게임들이 서비스 수명 주기의 후반부에 진입한 것이다. 2분기 뮤 IP 게임 매출은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2024년 8월 '뮤 모나크2' 이후 신작 공백이 이어지면서 매출 감소가 가속화됐다.

여기에 엔씨소프트와의 'R2M' 소송에서 169억원 배상 판결을 받으며 추가 부담이 발생했다. 실제로 1분기 법적분쟁 관련 약 16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당기순이익이 12억원에 그쳤지만, 2분기에는 67억원으로 431% 증가(기저효과)하며 정상화됐다. 웹젠은 상고를 통해 법적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그나마 해외 사업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더 주목할 점은 해외 의존도의 급격한 변화다. 1분기 해외 매출 비중 43%에서 2분기 51%로 8%포인트 급증하며, 분기별로 해외 의존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과 터키 등에서 서비스 중인 '메틴2'와 뮤 IP 라이선스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웹젠의 비용 관리 능력도 눈에 띈다. 상반기 지급수수료는 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매출 감소폭(-26%)보다 지급수수료 감소폭이 더 커 수익성 방어에 기여했다. 

웹젠 'R2 오리진' [사진: 웹젠]
웹젠 'R2 오리진' [사진: 웹젠]

◆자체개발·투자·퍼블리싱 3축 전략…신규 파이프라인 가동

웹젠이 올해 하반기 출시할 신작은 총 3종이다.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웹젠 자회사 웹젠레드코어가 개발한 'R2 오리진'이다. 2020년 R2M 이후 5년 만의 자체개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언리얼엔진5를 활용해 그래픽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하운드13이 개발한 '드래곤소드'는 오픈월드 액션 RPG 장르로 차별화를 꾀했다. 지난 6월 비공개 테스트에서 호쾌한 액션성과 던전 퍼즐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던라이크가 개발하는 '뮤: 포켓나이츠'는 뮤 IP를 활용한 방치형 RPG다. 원작 캐릭터들을 SD 스타일로 재해석해 새로운 이용자층 확보를 노린다.

최근 웹젠의 전략도 바뀌었다. 우수 개발사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신규 IP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올해 컴투스 출신 개발자가 창업한 '게임투게더'에 37.78% 지분을 투자했고, 시프트업 출신 개발진의 '지피유엔'에도 초기 투자를 단행했다.

웹젠 출시 예정 게임 라인업 [표: 이호정 기자]
웹젠 출시 예정 게임 라인업 [표: 이호정 기자]

◆PBR 0.8배 저평가 지속…증권가 엇갈린 시각과 재평가 변곡점

증권가에서는 웹젠의 저평가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2025년 예상 PBR(주가순자산비율) 0.8배, PER(주가수익비율) 10배로 국내 게임주 중 저평가된 종목으로 꼽힌다. 현재 웹젠은 유동자산만 약 4500억원으로, 시가총액(4902억원)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가장 싼 게임주"라며 목표주가 2만원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5년간 중국 개발 뮤 IP 국내 퍼블리싱에 의존했으나, 4분기부터는 자체개발 신작과 오픈월드 신작 출시로 그림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하반기 뮤 IP 기반 '뮤: 포켓나이츠'와 '드래곤소드' 출시로 실적 반등이 기대되지만, '테르비스' 출시가 2026년으로 연기된 점은 아쉽다"며 목표주가 1만4500원을 유지했다.

증권가 평균 목표주가는 1만7250원으로 현재 주가 대비 약 22%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주가 흐름은 투자자들의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핵심 수익원인 R2M 소송의 불확실성과 신작 부재라는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쟁 환경도 만만치 않다. 넷마블 '뱀피르', 컴투스 '더 스타라이트', 엔씨소프트 '아이온2' 등 대형사 신작들이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웹젠의 2025년 하반기는 그야말로 분수령이다. 뮤 의존도를 낮추고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20년간 이어진 '뮤의 굴레'를 끊는 시험대가 이제 눈앞에 있다. 웹젠에 필요한 것은 단발 흥행이 아니라 꾸준한 성장을 증명할 연속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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