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기업 메시지 상품 '브랜드 메시지' [사진: 카카오]
카카오 기업 메시지 상품 '브랜드 메시지' [사진: 카카오]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카카오가 지난 5월 출시한 브랜드 메시지 서비스를 둘러싸고 기존 문자발송 대행업체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개인정보 보호 논란이나 연간 1조5000억원 규모의 광고문자 시장을 두고 밥그릇 싸움이 본격화된 모양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특수한유형의부가통신메시징사업자협회(SOMA)는 지난 19일 카카오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 협회 측은 카카오가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해 브랜드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랜드 메시지는 사전에 광고성 메시지 수신에 동의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기업이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채널 기반 광고 서비스다. 이용자가 과거 수신 동의를 했다면 별도 채널 추가 없이도 메시지를 받게 된다. 카카오가 이전까지 비광고성 정보 전달을 위한 알림톡만 서비스해온 것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수익 모델이다.

SOMA는 "카카오가 광고주로부터 제공받은 전화번호를 카카오톡 계정 전화번호와 매칭해 이용자 동의 없이 일반 대화창으로 광고를 발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브랜드 메시지 수신 시 발생하는 데이터 비용을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메시징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브랜드 메시지는 이용자의 친구추가 동의 없이 메시지를 발송하는 것으로 개인정보 무단 활용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법적 근거를 들어 반박에 나섰다. 카카오는 공식 입장을 통해 "브랜드 메시지는 정보통신망법상 수신자의 명시적 사전 동의를 기반으로 전송되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활용 논란과 관련해서는 "이용자 식별 및 회원관리를 목적으로 전화번호 수집 동의를 받았으며, 브랜드 메시지 전송 과정에서의 이용자 식별은 수집 목적 범위 내"라고 해명했다. 데이터 요금 문제에 대해서도 "이용약관에 데이터 통화료 발생 사실을 명시했고, 메시지 상단에 안내 문구를 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또한 브랜드 메시지의 우위를 입증하기 위한 연구 결과도 공개했다. 엄남현 홍익대 광고홍보학부 교수와 유승철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가 이용자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브랜드 메시지 신뢰성은 4.46점으로 SMS(3.72점)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광고주들의 매체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개인정보 활용과 요금 부담 논란이 전면에 부각됐지만, 실제 갈등의 뿌리는 1조5000억대 시장 재편을 둘러싼 기존 사업자와 신규 진입자 간 이권 다툼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을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이권 다툼으로 해석하고 있다. 광고주들이 기존 SMS에서 카카오톡 브랜드 메시지로 매체를 다변화하면서 문자발송업체들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문자메시지 시장 규모가 연간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카카오 진입으로 기존 업체들이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며 "결국 밥그릇 싸움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카카오톡의 시장 지배력도 이번 갈등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올해 상반기 평균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611만명으로,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단체들은 소비자 보호 논리로 카카오를 비판했다. 서울소비자시민모임이 소비자 385명을 조사한 결과 70%가 알림톡과 브랜드 메시지를 구분하지 못했다. 80%는 개별 기업 광고 수신 동의를 브랜드 메시지로 확대하는 것에 반대했다.

서울YMCA도 이날 성명을 통해 "카카오가 광고 수신 동의 절차 없이 브랜드 메시지를 전송하고 있으며, 대용량 이미지나 동영상으로 인한 데이터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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