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을지로 사옥 [사진: SK텔레콤]
SKT 을지로 사옥 [사진: SK텔레콤]

[디지털투데이 이진호 기자] 대규모 유심 해킹 사고 여파로 SK텔레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7% 이상 감소했다. 본업인 통신 부문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AI 분야가 실적 하락세를 일부 완화했다.

SK텔레콤은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388억원, 영업이익 3383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보다 1.9%, 37.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832억원으로 76.2% 감소했다.

해킹 사고가 실적 약화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SKT는 유심 무상 교체와 대리점 보상금 지원 등을 위해 약 2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을 지출했다. 김양섭 SKT 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한 재무적 임팩트가 2분기부터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아마도 올 하반기에는 조금 더 큰 폭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보면, 올 2분기 SKT 이동통신 서비스 매출은 2조62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했다. SKT는 사이버 침해 사고가 있었던 4월 19일부터 위약금 면제 기간이 종료된 7월 14일까지 약 3개월간 105만명이 번호이동을 통해 타사로 빠져나갔다. 반대로 SKT에 유입된 인원은 33만명에 그치면서 약 72만명의 가입자 순감을 겪었다. 

가입자는 줄었지만 영업비용 부담은 늘어났다.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비용은 4조원으로 전년 동기(3조8850억원)보다 3.0% 증가했다. SKT만의 별도 영업비용은 2조8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났다. 

가입자 당 평균 매출(ARPU)도 하락했다. 2분기 ARPU는 전년 동기보다 0.3% 감소한 2만9204원으로 나타났다. 2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하면 900원 이상 낮아진 수치다. 설비투자비용(CAPEX)은 6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6% 증가했다.

해킹 사태는 초고속 인터넷과 IPTV 등 SK브로드밴드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2분기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는 717만3000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0.6% 감소했다. IPTV 가입자는 직전 분기보다 1.4% 감소한 672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2025년 2분기 SKT 연결 기준 손익계산서. [자료: SKT]
2025년 2분기 SKT 연결 기준 손익계산서. [자료: SKT]

단 AI와 B2B는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AI 사업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성장했다. AI DC 사업은 가동률 상승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1087억원의 매출을 냈다. AIX 사업은 B2B 솔루션 판매 확대 영향으로 15.3% 성장한 4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통신 관련 B2B 매출은 49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AI와 B2B 사업 선전에도 불구하고 SKT는 3분기를 비롯한 하반기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8월 요금 50% 감면과 연말까지 데이터 50GB 추가 제공에 따른 비용이 3분기부터 반영된다. SKT는 앞서 올해 매출 전망을 17조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내려잡은 바 있다. 김영섭 CFO는 "영업익도 전년 수준을 하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SKT는 정부가 추진하는 AI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도  밝혔다. S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GPU 임차 지원 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정예팀 5곳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현우 SKT AIDC 추진본부장은 "향후 정부 AI 정책 추진의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준비된 역량을 바탕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AI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T의 올 2분기 배당금은 주당 830원으로 결정했다. 직전 분기 배당과 동일한 규모다. 배당기준일은 오는 3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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