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07/581567_542400_167.jpg)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상호관세 부과 시한인 8월 1일을 앞두고, 한국 정부가 막바지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외교·산업·통상 분야 최고위 당국자들이 미국으로 총출동했고, 재계 총수들까지 자발적으로 협상 지원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30일 "우리가 감내 가능하고 한미 간에 상호 호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패키지를 짜서 실질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체류 중인 구윤철 경제부총리,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협상단으로부터 외교망을 통해 통상협의 현황을 보고받고 대응전략을 논의했다.
현재 한국은 현재 25%로 통보받은 상호관세율을 일본·EU 수준인 15%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협상에 중이다.
이를 위해 조선·반도체·이차전지 등 핵심 산업 분야 협력과 대규모 대미 투자를 제시하며 미국 측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서 최선의 노력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 최고위급 총출동...이재명 대통령 "당당히 임하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하자마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나 2시간 동안 통상협의를 진행했다.
앞서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 24~25일 워싱턴과 뉴욕에서 러트닉 장관과 2차례 만난 데 이어, 러트닉 장관의 동선을 따라 긴급히 스코틀랜드 출장길에 올라 현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던 러트닉 장관과 협상을 벌인 뒤 워싱턴DC로 복귀했다.
구 부총리는 미국 입국 직후 "조선 등을 포함해 한미 간 경제협력 사업에 대해 잘 설명하면서 국익 중심의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미 간 경제 협력을 할 사업에 대해서도 잘 설명하고, 국익을 중심으로 하되 양국 간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는 분야로 협상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30일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도 미국에 도착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면담하는 등 전방위 협상전을 펼치고 있다.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3차 비상경제점검TF 회의가 열렸다. [사진: 대통령실]](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07/581567_542401_1722.jpeg)
◆조선·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전방위 논의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미국 체류 중인 구 부총리 등으로부터 화상회의로 협상 현황을 보고받고 "어려운 협의인 것은 알지만 우리 국민 5200만명의 대표로 그 자리에 간 만큼 당당한 자세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구 부총리는 31일 오전 9시45분(한국시간 밤 10시45분) 워싱턴DC 재무부 청사에서 구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의 면담이 예정돼 있다. 이 '구윤철-베선트 담판'에서 의견이 모아질 경우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 면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범 정책실장에 따르면, 미국이 관심을 갖는 조선 분야는 훨씬 더 심도 있는 협의를 하고 있으며, 조선이 아닌 다른 분야도 대한민국이 기여할 부분이 많기에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로 이름 붙인 수십조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등 산업 협력과 '1000억달러+α' 대미 투자 등을 패키지로 제시하며 협상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도 총출동...삼성·현대차·한화 회장단 워싱턴 집결
정부의 협상 노력에 재계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계 최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방미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저희가 요청한 것은 아니고, 기업집단들에도 중요한 사안이기에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현대차의 경우 자동차는 품목 관세 대상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대미 수출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고, 김동관 부회장의 경우 한화오션에서 조선 쪽 큰 사업을 하고 계시다"며 "이재용 회장의 경우도 반도체 같은 경우가 품목관세로 새로 추가되느니 마느니 하는 얘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개별 민간기업이 그동안 구축한 미국 내 네트워크가 상당하다"며 "그 네트워크를 가지고 정부가 협상하는 큰 틀에 대해 필요한 경우 공유하고 있고, 우리를 대신해 민간 입장에서 중요성을 강조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07/581567_542394_32.jpg)
특히 반도체 분야의 경우 품목 관세까지 예고돼 초긴장 국면이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27일 EU와의 관세 협상 후 "우리는 반도체 생산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것"이라며 2주 후 반도체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팹에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어드밴스드 패키징(AVP) 및 연구개발(R&D) 시설까지 포함해 종합 반도체 허브로 확장 구축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는 28일 미국 대형 기업과 22조8000억원 규모의 역대 최대 파운드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소식을 전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 7월부터 2033년 12월까지 8년간이다. 해당 기업은 테슬라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엑스(X)를 통해 "삼성의 거대한 새 텍사스 팹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제작에 전념할 것"이라며 "이것의 전략적 중요성은 과소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최선의 최종안 요구"...협상 중대 고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최근 스코틀랜드에서 가진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의 회담에서 "관세 협상과 관련해 최선의, 최종적인 무역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고 촉구했다.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적인 제안을 제시해야 할 때 "모든 것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에 대해 "협상 상대방은 항상 그렇게 얘기할 것"이라며 "당연히 협상에서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그런 주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그간 협상에 진전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미 상무부에 한국과 협력하면 미국도 아주 큰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걸 더 설명하고 미국의 이해가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본·EU 15% 합의...한국도 같은 수준 목표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이미 미국과의 협상을 타결했다. 두 국가 모두 기존 상호관세(일본 25%, EU 30%)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자동차 관세도 15%로 조정됐다.
일본은 5500억달러, EU는 60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협의 과정에서 일본이 제안한 4000억달러를 직접 5000억달러로 수정하는 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EU의 경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일정 수준까지 50% 관세를 면해주는 쿼터제 도입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속적인 갈등 국면을 이어온 중국과는 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국과 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해 관세전쟁의 '휴전'을 90일 연장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중국 상무부는 "중미 양국의 합의에 따라, 양국은 미국 상호관세 24% 부분과 중국의 반격 조치의 계속 유예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베선트 장관은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태국(36%), 브라질(50%), 캐나다(35%) 등도 미국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캐나다에 최선이 되는 조건이 아니라면 우리는 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최후통첩 "시한은 8월1일, 연장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시한은 8월1일"이라며 "시한은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연장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인 국가들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의 최우선 목표는 25%의 상호관세율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다. 일본·EU 수준인 15%가 현실적인 목표로 보이며, 철강·알루미늄의 경우 쿼터제 도입도 기대하고 있다.
시장 개방과 대미 투자 규모가 주요 쟁점으로 남아있는 가운데, 협상 타결 여부는 시한을 하루 앞둔 31일 오전 9시45분(한국시간 밤 10시45분) 워싱턴DC 재무부 청사에서 열리는 구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의 면담에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07/581567_542399_74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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