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 [사진: 석대건 기자]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산업계가 피지컬 AI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을 '현실의 우주전쟁'으로 규정하며 정부와 산학연이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국내 피지컬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연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류제명 제2차관은 "글로벌 상황이 급박하다. 당장 뛰어들어가야 한다"며 "산업부를 포함해 관계부처와 함께 모여서 지혜를 모으자"고 촉구했다. 

이어 "피지컬 AI는 제조·물류뿐만 아니라 농업·의료·국방 등 우리의 일상과 산업을 혁신할 수 있는 차세대 범용 AI 기술"이라며 "AI G3 도약을 위해 피지컬 AI와 함께 제조 등 주력 분야에서의 융합·확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마음AI, 써로마인드, 엑시스소프트, 씨메스, 아리카 등 기업 관계자와 KAIST 장동의·장영재 교수, 포항공대 유환조 교수, GIST 이규빈 교수, 경남대학교 유남현 교수 등 학계 전문가가 참석했다. 정동영, 최형두 의원실 실무진도 참석해 정책적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행사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간담회 현장을 찾기도 했다. 정 장관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2차 추경에 피지컬 AI 사업 추진 예산에 포함될 수 있도록 추진했다. 현재 정 장관은 국회에서 AI AI G3 강국 신기술 전략 조찬 포럼을 매달 개최하고 있다.

정 장관은 "머지 않아 국무회의에 피지컬AI가 다뤄지게 될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바로 AI, 특히 피지컬 AI의 승부를 걸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현장을 방문한 정동영 장관 [사진: 석대건 기자]
간담회 현장을 방문한 정동영 장관 [사진: 석대건 기자]

◆미중 패권경쟁 한복판 '피지컬AI는 현실의 우주전쟁'

업계 전문가들은 피지컬 AI 육성을 위해 행동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공유 AI GPU 인프라 접근성 확대, 테스트베드 구축, 산학연 생태계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기술개발, 인재양성, 생태계 조성, 산업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 정부 지원 방안이 시급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발표한 김욱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혁신·글로벌 PM은 피지컬 AI의 급박성을 강조하며 "미중 전쟁을 미국이 달에 가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글로벌 경쟁 상황을 전했다.

김 PM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7월 AI 액션플랜을 통해 피지컬 AI 풀스택(AI+소프트웨어+하드웨어) 투자를 발표했고, 중국은 상하이 세계 AI 컨퍼런스에서 휴머노이드 업체 60개 이상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 PM은 "피지컬 AI는 모든 산업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누가 패권을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며 "자율주행, 제조업, 서비스, 의료, 돌봄, 국방 등 일상과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끌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NVIDIA와 화웨이가 범용 피지컬 AI 소프트웨어를 통해 풀스택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우리도 피지컬 AI 풀스택 자체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피지컬 AI 기술 풀스택 [사진: 석대건 기자]
피지컬 AI 기술 풀스택 [사진: 석대건 기자]

유태준 마음AI 대표는 피지컬 AI를 "비전-언어-액션을 하나의 뉴럴넷으로 통합하는 기술"로 정의하며 데이터 주권의 중요성을 제기했다. 

유 대표는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달리 피지컬 AI는 행동 데이터 수집에 높은 비용이 들어 오픈소스로 공개될 가능성이 낮다"며 "각국이 주권적 차원에서 지켜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대표는 "피지컬 AI 통합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시뮬레이터 플랫폼과 실증 공간을 연계한 10만 시간 규모의 로봇 행동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며 "지금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영재 KAIST 교수는 제조업에서의 피지컬 AI 활용 성과를 소개하며 장기적인 경쟁력 구축으로 발전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카이스트 연구진이 개발한 제조 특화 피지컬 AI가 SK 헝가리 공장, 삼성SDI 인디애나 공장, LG엔솔 인도네시아 공장에 적용돼 물류 가동률 32% 향상 효과를 거뒀다"고 사례를 전하며 제조업에서의 피지컬AI 활용 사례를 전했다.

장 교수는 "미국도 제조로 회귀하고 있는데 공장을 누가 짓느냐가 관건"이라며 "독일은 느리고, 중국은 외교적 한계가 있어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한민국이 제조강국인데 왜 제조솔루션은 없느냐"며 "과기부가 그 키를 가지고 있다"고 과기부의 차별화된 정책 역할을 요구했다.

◆정부, 산업 융합 통한 생태계 조성 방안 모색

과기정통부는 류 차관 취임 이후 AI G3 도약을 위해 매주 AI 산학연 등 현장 의견을 청취하는 릴레이 간담회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번 2차 추경에서는 피지컬 AI 분야 예산으로 전북 229억원, 경남 창원 중심 사업 197억원을 최초로 확보했다.

류 차관은 정동영, 최형두 의원의 역할을 특별히 언급하며 "두 분 의원님이 아니었으면 피지컬 AI 정부 예산이 2026년도 예산에 들어갔으리라는 보장이 없었고, 2027년 예산에서도 난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AI 발전, 특히 피지컬 AI와 관련해서는 아주 중요한 역사적 모멘텀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AI분야와 제조업계 간 융합과 시너지 창출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며 "부처 간 기존 장벽을 과감하게 허물고, 산업계도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류 차관은 "정부가 중심이 돼 관계부처 모든 힘을 모아 열심히 해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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