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 복합 위기,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전략 방향’ 포럼에서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가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최종현학술원]](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507/579998_541485_2917.jpeg)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미중 대결과 북핵 위협 속 한국의 생존 전략으로 능동적 동맹 전환과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제시했다.
최종현학술원은 동아시아연구원,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함께 24일 서울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글로벌 복합 위기,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전략 방향'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행사에는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원장, 손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을 비롯해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전재성 서울대 교수,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 김형진 전 국가안보실 제2차장 등 국내 주요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의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더 이상 '주권 회복' 차원이 아닌, 미국이 먼저 원할 때 수용하는 '전략적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와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진영은 한국에 대한 인식이 본질적으로 부정적이며, 어떠한 외부 변수 속에서도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대북정책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이 제시됐다.
전재성 서울대 교수는 "이재명 정부는 아직 구체적 대북정책을 내놓지 않았지만, 한미동맹 기반의 억제 전략과 함께 경제적 지렛대, 중국과의 조정 외교, 조건부 남북협력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합한 전략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은 "대화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며, 국민의 안보와 안전을 담보하는 현실 기반의 협력 전략이 필요하다"며 "대화를 유도하려면 유인책뿐 아니라 압박도 병행해야 하며, 대화의 명칭·형식·내용에 대해서도 전략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과 중국에 대한 외교 접근법에서도 전략적 사고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손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은 "역사 문제에 집중하는 접근은 현실적 위협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며 "지금은 전략적 사고 위에서 미래지향적 대일외교를 설계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손인주 서울대 교수는 중국 대응 전략으로 "한·일 양국이 미·중 전략경쟁의 파열음을 완충하고, 지역 불안정성에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와 반도체를 둘러싼 기술 패권 경쟁 대응 방안도 활발히 논의됐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중국은 미국산 장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파운드리, 장비, 칩 수요기업까지 삼중 보조금 체계를 가동하며 생태계를 통합해가고 있다"며 "이런 전환기에서 한국은 반도체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미국의 전략적 기술 파트너로서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희 서울대 교수는 "애플은 수백 명의 AI 연구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내부 보안과 통제가 지나쳐 혁신을 가로막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오픈AI와의 제휴로 방향을 틀었을 뿐 내부 기술로 승부하지 못했다"며 한국만의 생태계 구축 가능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적 반도체 생태계, 제조업 기반의 디지털 수요, 정부의 전략 기획 역량, 우수한 인재 풀을 한국의 강점으로 꼽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AI 생태계 중심의 도약 전략'을 제안했다.
박 교수는 "정부가 산업의 주도자가 아닌 '인프라 설계자·인센티브 조정자'로 역할을 전환하고, 대기업은 자산과 플랫폼을 공유하며, 스타트업이 고위험 혁신을 주도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참석자들은 한국 외교의 근본적 방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홍용표 전 장관은 "역대 정부 모두 실용외교를 강조했지만, 매번 구조적 제약에 부딪혔다"며 "이념과 국익, 대외 목적과 대내 정치가 충돌하는 한국 외교의 근본적 한계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상현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인구의 3분의 2는 비민주주의 국가에 거주하고 있으며, 외교지평을 넓히지 않으면 경제와 안보 모두에서 외면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나토 정상회의나 중국 전승절 참석 여부처럼, 단순히 '가야 한다' 또는 '가지 말아야 한다'는 이분법으로 판단할 수 없는 외교적 선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이제는 '최악을 피하는 선택'에 머물 것이 아니라, '최선에 가까운 전략'을 주도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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