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미시건(LG Energy Solution Michigan) [사진: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미시건(LG Energy Solution Michigan) [사진: LG에너지솔루션]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2분기 엇갈리 실적 성과를 보이며 서로 다른 궤도를 그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AMPC) 효과와 북미 고객사 주문 증가로 실적 반전에 성공했다. 반면 삼성SDI는 유럽 고객사 재고조정 부진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SK온은 현대차 메타플랜트 가동률 상승하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하반기 시장은 여전히 혼란 국면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과 대규모 감세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시행으로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이 급변하고 있다.

당초 예상했던 전기차 수요 일시적 하락(캐즘)에 끝날 것이라는 예측은 실현이 어려워졌지만, 반대로 중국산 배터리의 북미 시장 진입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긍정적인 기회도 열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6개 분기 만에 손익분기점 회복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잠정 실적에서 매출 5.6조원(전년 대비 -10%, 전분기 대비 -11%), 영업이익 4,922억원(전년 대비 +152%, 전분기 대비 +31%)을 기록했다고 하나증권이 분석했다. 특히 AMPC 제외 영업이익이 14억원을 기록하며 6개 분기 만에 손익분기점을 회복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북미 고객사 판매 호조에 실적에 기여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GM을 포함한 북미 고객사들의 선주문 효과가 유럽 시장 부진을 상당부분 상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및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대비한 선제적 구매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차 출시를 앞둔 주문량 증가로 소형 전지 출하량이 증가했다. 또한 6월부터 미국 현지 ESS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서 추가 AMPC 발생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iM증권은 분석했다.

하지만 우려 요인도 존재한다. 상반기 AMPC 총액을 감안하면 전기차 약 20만대에 해당하는 배터리 셀이 미국에서 생산됐지만, 상반기 GM 전기차 판매량이 7.8만대에 그치면서 북미 고객사 내 배터리 재고가 높은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하나증권은 지적했다.

◆삼성SDI, 유럽·북미 출하 부진으로 적자 지속

삼성SDI는 2분기 실적에서 매출액 3.5조원(전년 대비 -22%, 전분기 대비 +10%), 영업이익 -2,310억원(적자 지속)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iM증권이 분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매출액 3.6조원, 영업이익 -908억원)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부진의 주요 원인은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다. 주력 고객사인 BMW의 배터리 재고 축적 수요가 당초 기대보다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미국 SPE 공장에서 AMPC 효과가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지만, 미국 상호관세 영향으로 스텔란티스(Stellantis) 판매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출하용량이 약 1GWh 수준에 그쳤다.

다만 전동공구 및 BBU(Battery Backup Unit)향 원형전지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30~40% 증가하면서 적자폭을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자재료 부문에서도 OLED, 반도체 소재 중심의 이익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iM증권은 전망했다.

북미 전기차, ESS 배터리 수요 전망 [사진: iM증권, SNE리서치]
북미 전기차, ESS 배터리 수요 전망 [사진: iM증권, SNE리서치]

◆SK온, 현대차 메타플랜트 효과로 실적 개선 기대

SK온(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1,178억원(전분기 대비 +1,815억원)으로 적자폭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하나증권이 분석했다. 현대차 메타플랜트(HMGMA) 가동률 상승이 주요 개선 요인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 메타플랜트 효과로 북미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AMPC도 2,075억원 인식이 예상된다. 현대차가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30만대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어, SK온의 조지아 공장 가동률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관세 및 전기차 관련 정책 불확실성 지속에도 불구하고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 내 현지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올해 미국 배터리 가동률과 판매량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실적 개선을 예고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 백악관]

◆트럼프 정책 변화 속 K배터리 갈림길...AMPC·ESS가 새 변수

하반기 배터리 업계는 미국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iM증권에 따르면 7월 4일 시행된 'One Big Beautiful Bill Act'로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30D)가 올해 9월 30일 이후 조기 종료된다. 이로 인해 2030년 북미 전기차 침투율이 기존 28%에서 20% 수준으로 하향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새로운 기회 요인도 존재한다. 미-중 상호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북미 ESS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 기회가 열리고 있다. 현재 미국 ESS 수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산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국내 업체들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월부터 미국 현지 ESS용 LFP 배터리 셀 양산을 시작했으며, 삼성SDI도 2026년 ESS용, 2027년 전기차용 LFP 셀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또 신재생에너지 확산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확대로 북미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해당 분야 성과가 하반기 실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정책 변화 등의 영향으로 미국 내 배터리 생산 및 대응 역량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각 회사의 현지 생산 전략과 고객사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이 실적 차별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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